신문은 선생님
[법학에세이] 노예로 팔려가던 원주민들의 선상 반란… 美 전직 대통령이 변론 맡아 재판 승리 이끌어
입력 : 2020.12.16 03:30
아미스타드 사건
매년 12월 2일은 국제 노예제 철폐의 날입니다. 노예제 폐지를 기억하기 위해 1985년 유엔이 기념일로 제정했어요. 1794년 미국 정부는 노예 매매를 금지했고 1808년엔 노예 수입을 금지하는 법이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노예 거래는 큰 돈벌이가 되는 장사였기 때문에 불법적으로 성행했습니다.
1839년 스페인 상인 루이즈와 몬테즈는 불법 노예 거래를 목적으로 쿠바에서 원주민들을 사서 '아미스타드'라는 배에 태웠습니다. 이들은 도망가지 못하도록 발가벗겨진 채 쇠사슬로 묶여 짐짝 취급을 받았어요. 참다못한 원주민들은 리더인 '싱케'를 중심으로 반란을 일으켜 배를 빼앗는 데 성공해요.
1839년 스페인 상인 루이즈와 몬테즈는 불법 노예 거래를 목적으로 쿠바에서 원주민들을 사서 '아미스타드'라는 배에 태웠습니다. 이들은 도망가지 못하도록 발가벗겨진 채 쇠사슬로 묶여 짐짝 취급을 받았어요. 참다못한 원주민들은 리더인 '싱케'를 중심으로 반란을 일으켜 배를 빼앗는 데 성공해요.
- ▲ 아미스타드호를 그린 그림이에요. /위키피디아
리비트 목사는 신문 기사를 써서 성금을 모아 변호사를 고용했어요. 유명 변호사였던 로저 볼드윈은 자신의 일을 모두 접고 이 사건에 헌신했습니다. 예일대 언어학과 교수였던 깁스는 항구와 거리를 돌아다니며 이 원주민을 위한 통역자를 찾았대요. 비단 사업가였던 루이스 태펀은 전 재산을 걸고 이들을 도왔죠.
결국 이 사건은 법원으로 넘어갔습니다. 대단히 불리했던 재판이었지만 기적적으로 원주민 언어인 멘데어 통역자를 구하고 원주민들의 증언에 따라 이들이 노예 매매 금지법 이후에 납치된 불법적인 노예 거래의 희생자였음이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어요. 스페인과 충돌도 부담스러웠지만, 재판 결과에 따라 아직 노예제도가 남아있던 남부 주들과 북부 주들 사이에 내전이 벌어질 우려가 있었죠. 미국 정부는 여전히 송환을 고집하며 최고 법원인 연방대법원에까지 상고했어요. 당시 연방대법원 판사 9명 가운데 7명이 남부 출신의 노예 소유주였기 때문에 판결을 뒤집을 수 있다고 확신했던 거죠.
이번엔 존 퀸시 애덤스가 직접 변론을 하겠다고 나섰어요. 그는 제6대 미국 대통령을 역임한 인물입니다. 애덤스는 '노예도 인간이고, 인간은 상품이 아니다!'라는 역사에 남은 변론을 했습니다. 1841년 3월 9일 연방대법원은 원고 주장을 기각하고 원주민들은 모두 자유인이라는 최종 판결을 내려요. 1865년 벌어진 남북전쟁에서 북부가 승리하면서 미국에서는 공식적으로 노예제도가 폐지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