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170] '망나니'와 '막무가내'

입력 : 2020.12.09 03:30

우리는 흔히 '망나니'라는 단어로 상대를 비난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망나니'는 '언동이 몹시 막된 사람을 비난조로 이르는 말'로 예를 들면 '그는 평소에는 얌전하다가도 술만 마시면 망나니가 된다'와 같이 씁니다.

/그림=정서용
/그림=정서용

'망나니'는 예전에 '사형을 집행할 때 죄인의 목을 베는 일을 맡아보던 사람'을 일컬었어요. 당시 다른 사람 목을 쳐야 하는 망나니는 사형을 선고받은 죄인 중에서 뽑았대요. 인상이 험악했겠죠. 그래서 망나니는 점차 못된 짓을 일삼는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망난이는 '노래기강의 절지동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의 뜻도 있습니다. 망나니의 옛말은 '막난이'로 '지금 막'의 뜻인 '막'과 '태어나다'의 의미인 '나-'의 관형형 '난', 의존 명사 '이'가 결합한 단어지요.

'막무가내'는 '달리 어찌할 수 없음' '한번 굳게 고집하면 도무지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말이에요. 예를 들면 '시간을 좀 달라고 사정했으나 그들은 막무가내였다'와 같이 씁니다.

'막무가내'를 [망무가내]로 발음하다 보니 '망나니'를 '막나니'로 착각할 수 있고, '망난이' '막난이'로 잘못 쓰는 경우도 있으나 '망나니'만 표준어로 삼는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 예문 〉

―한때 망나니였던 그가 지금은 개과천선의 길을 걷고 있다.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법안들을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일은 막아야 한다.



류덕엽·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