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장소] 항일 독립운동 중심지였던 연해주… 17만 한인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

입력 : 2020.12.01 03:30

프리모르스키 지구

[아하! 이 장소] 항일 독립운동 중심지였던 연해주… 17만 한인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
지난달 19일 러시아 극동 프리모르스키 지구에 비상사태가 선포됐습니다. 러시아 언론은 폭설과 눈보라로 전선이 꽁꽁 얼어붙었고 물과 전기가 끊겨 주민 약 17만명이 추위에 떨고 있다고 전했어요.

프리모르스키 지구는 우리에게 연해주로 알려진 곳입니다. 프리모르스키는 러시아어로 '바다에 인접한 지역'이란 뜻인데, 한자 뜻을 빌려 우리말로 표기해 연해주(沿海州)라 불러요. 연해주 면적은 16만4673㎢로 대한민국 면적의 약 1.67배에 이릅니다. 약 200만명이 살고 있어요. 서쪽으로는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고, 남쪽으로는 두만강 최하류 25km 구간을 사이에 놓고 북한과 국경이 맞닿아 있습니다. 연해주는 과거 발해 영토였어요. 그러나 926년 발해가 거란에 멸망하면서 우리 민족의 영토는 한반도 내로 축소되고 말았죠.

1860년대 이후 함경도와 평안도 주민들은 조선의 변방 차별 정책과 지방 관리의 착취를 피해 연해주로 이주했어요. 1882년 연해주 지역에는 한인이 1만137명으로 러시아인 8385명보다 많았대요. 1910년 무렵에는 한인이 약 10만명에 달했죠.

연해주는 항일 독립운동의 중심지였습니다. 1905년 을사늑약과 1910년 경술국치 전후로 의병, 애국지사 등이 대거 연해주로 이주했어요. 홍범도 장군, 이상설 선생이 활동한 곳도, 안중근 의사가 동지 11명과 단지 동맹을 결성한 곳도, 국외 독립운동의 중심지였던 신한촌이 있는 곳도 모두 연해주였습니다. 그러나 1937년 러시아는 극동 지역 안정화를 명목으로 연해주의 한인들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켰어요. 이때 약 17만명의 한인이 이동했대요.

연해주는 미래의 핵심 농업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유휴 농지가 많고 기후온난화로 농업에 유리한 기후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요. 대규모 곡물 소비지인 한국, 일본과도 가까워요. 러시아 정부는 적극적인 극동 지역 개발로 교통 인프라를 빠르게 보강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영농 기업들도 연해주로 대거 진출하고 있습니다.


박의현 서울 창덕여중 지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