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화폐로 세상 읽기] 1000년 동안 땅속에 묻혔던 세계 최대 불교 사원… 1814년 영국 총독이 발견했죠
인도네시아 1만루피아와 보로부두르
- ▲ /세계화폐연구소
보로부두르는 높이 약 31.5m, 한쪽 길이가 112m, 면적은 약 1만2000㎡에 달하는 큰 탑입니다. 기단 위에 네모꼴로 5층, 원형으로 3층을 건축해 총 9층이고 정상에 종 모양의 탑을 덮어씌운 구조입니다. 세계 어디에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불교 건축물이죠. 사원으로 불리지만 보통 절과는 다르게 예불을 드리는 공간은 없어요.
보로부두르는 불교 세계를 구현했습니다. 사원 벽에는 석가모니의 탄생과 출가, 득도에 이르는 과정과 구도자가 깨달음을 얻어가는 내용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불교와 관련된 고사와 종교의식 등 불경을 바탕으로 한 내용도 있죠. 당시 일반 백성의 생활상과 풍습, 다양한 동식물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든 조각이 모두 1460면이나 되고 등장인물만 1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3층으로 된 원형 단에는 종 모양의 반원형 스투파 72개가 원형으로 늘어서 있습니다. 스투파는 석가모니의 사리나 유골을 모신 구조물을 뜻해요. 그 안에는 성인의 신체만 한 크기의 불상이 들어 있습니다. 아래층 복도 주변에 있는 불상을 포함하면 이 사원에는 모두 504개의 불상이 있다고 합니다. 스투파에는 마름모 모양의 구멍이 있는데 손을 넣어 불상을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대요.
보로부두르 건축술은 인류의 불가사의로 꼽힙니다. 보로부두르 사원은 약 200만개의 벽돌로 지어졌어요.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이고 높이가 30㎝ 크기인 안산암과 화산암을 깎은 돌벽돌로 만들었는데, 사원 인근 수십㎞를 뒤져봐도 불탑의 재료로 쓰인 350만t 석재가 있었을 것 같은 지역을 찾기 어려워요. 또 사원을 건설할 때 접착제나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어요.
이 사원을 누가 어떤 목적으로 지었는지, 공사 기간은 어느 정도였는지 전혀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학자들은 보로부두르가 8~9세기 번성한 샤일렌드라 불교 왕조 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해요. 보로부두르 사원은 1000년 가까이 사람들에게 잊힌 채 밀림 속에 오랫동안 묻혀 있었습니다. 1814년에야 묻혀 있던 보로부두르 사원이 발견됐는데요. 당시 인도네시아는 영국의 통치를 받고 있었는데, 영국 총독 토머스 스탬퍼드 래플스가 자바섬 각지를 시찰하기 위해 정글 밀림을 조사하다 흙 속에 반쯤 묻혀 있던 탑을 발견한 거죠. 보로부두르가 수세기 동안 땅에 묻혀 사람들에게 잊힌 이유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있지만 자바섬에 있는 므라피 화산의 대폭발로 매몰됐다는 설이 지배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