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완두콩만 한 뇌, 0.5㎜ 심장… 신약 개발·질병 치료 도우미
입력 : 2020.11.19 03:30
오가노이드(미니 장기)
최근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그런데 백신 등을 개발할 때 사람을 대상으로 시험하기 전에 동물에게 사용해 부작용이나 독성, 효과 등을 파악해요. 인간과 동물은 유전체가 유사해서 유전체 정보로 만들어지는 효소들도 비슷하기 때문이죠. 예컨대 쥐와 사람은 생긴 것이 크게 다르지만, 유전체는 95%가 비슷합니다. 그리고 90% 정도의 약물이 인간과 동물에게서 비슷하게 작용합니다.
다만 사람과 동물은 미세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동물에게 문제가 없었다고 사람에게 바로 사용하기 위험하다는 지적이 있어요. 미 식품의약국(FDA)은 동물 연구에서 효과가 확인된 약물 중 92%가 인체 대사의 임상시험을 통과하지 못한다고 밝히기도 했죠. 동물 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동물실험에 대한 윤리적 문제도 있습니다. 동물실험을 대체하기 위한 방법으로 '오가노이드(Organoid·미니 장기)'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실제 장기 구조와 기능 재현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의 일부를 배양해서 실제 장기의 구조와 기능을 재현합니다. 줄기세포는 한 개의 세포가 여러 종류의 다른 세포를 생산할 수 있는 특이한 능력을 가진 세포입니다. 실제 장기나 배아에서 추출할 수 있지요. 이런 줄기세포에서 분리한 세포를 키워서 3차원 세포 집합체를 만드는 겁니다. 장기 발달에 필요한 단백질, 지질, 신호 전달 물질, 성장인자 등을 공급하면서 배지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하면 스스로 장기와 비슷한 모양을 갖추면서 자라납니다.
다만 사람과 동물은 미세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동물에게 문제가 없었다고 사람에게 바로 사용하기 위험하다는 지적이 있어요. 미 식품의약국(FDA)은 동물 연구에서 효과가 확인된 약물 중 92%가 인체 대사의 임상시험을 통과하지 못한다고 밝히기도 했죠. 동물 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동물실험에 대한 윤리적 문제도 있습니다. 동물실험을 대체하기 위한 방법으로 '오가노이드(Organoid·미니 장기)'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실제 장기 구조와 기능 재현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의 일부를 배양해서 실제 장기의 구조와 기능을 재현합니다. 줄기세포는 한 개의 세포가 여러 종류의 다른 세포를 생산할 수 있는 특이한 능력을 가진 세포입니다. 실제 장기나 배아에서 추출할 수 있지요. 이런 줄기세포에서 분리한 세포를 키워서 3차원 세포 집합체를 만드는 겁니다. 장기 발달에 필요한 단백질, 지질, 신호 전달 물질, 성장인자 등을 공급하면서 배지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하면 스스로 장기와 비슷한 모양을 갖추면서 자라납니다.
- ▲ /그래픽=안병현
최근엔 위, 심장, 간, 신장, 췌장, 폐와 같은 주요 장기뿐 아니라 편도선 같은 다양한 장기까지 오가노이드로 만들어 내고 있어요. 모낭, 침샘, 혈관 등 조직도 오가노이드로 만들기도 합니다. 뇌 오가노이드는 10개월 된 완두콩 크기로 인간의 뇌보다 100만배나 작대요. 0.5㎜ 크기의 미니 심장도 있어요.
◇다양한 생물학 실험에 활용
과학자들은 신약 개발, 질병 치료, 인공 장기 개발 등을 위해 오가노이드를 만들어 연구하고 있어요. 영국 의학연구위원회는 뇌 오가노이드를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시키고 관찰해 바이러스가 뇌척수액을 분비하는 맥락총 세포를 감염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어요. 코로나 바이러스가 뇌 신경계 세포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아낸 거죠.
미생물 치료제 연구에도 활용돼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연구센터는 장내 미생물 연구를 위해 성인 소장과 유사한 오가노이드를 개발했어요. 장에 있는 미생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오가노이드를 이용하는 겁니다. 그동안 장내 미생물을 인체와 다른 환경인 평평한 판 위에서 키워 연구에 한계가 많았다고 해요.
최근엔 새로 개발한 화장품이 인체나 환경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시험할 수 있는 방법도 개발됐습니다. 새 화장품은 화학물질 환경 독성 평가를 통과해야 하는데 주로 물벼룩, 녹조, 제브라피시 물고기를 대상으로 실험해요. 제브라피시는 인간과 유전자가 90% 이상 같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제브라피시의 간을 모사한 오가노이드로 화장품의 독성과 유해성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어요. 제브라피시에 대해 직접 시험한 것과 유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오가노이드는 상업적으로도 2년 안에 250조원에 달하는 큰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 적용
오가노이드는 일반적으로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생물학적인 방법을 이용해요. 그런데 공학적인 방법으로도 오가노이드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장기 조직을 이루는 성분을 3D(3차원) 바이오 프린팅 등의 방법을 활용해서 유사한 모양으로 배열하는 것이죠. 만들고자 하는 조직과 유사하게 제작된 틀에 세포와 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물질들을 주입해서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가 있다고 합니다. 이미 만들어진 틀을 이용하기 때문에 같은 모양으로 표준화된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아직은 줄기세포 배양 방법과는 달리 실제 장기 조직의 복잡한 구성과 상호작용을 그대로 모사하기가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오가노이드로 생명 연장의 꿈도 커지고 있습니다. 아직은 오가노이드가 실험실에 머물고 있지만, 해당 장기와 유사한 미니 장기를 만드는 것처럼 줄기세포를 이용해 만든 장기 세포의 배양 기술이 더 발전할 수 있다는 겁니다. 언젠가 인간 신체의 장기를 대체할 인공 장기를 만드는 데까지 발전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면 또다시 윤리적인 문제를 만나게 됩니다. 예컨대 우리가 복잡한 생각과 감정을 가진 '미니 뇌'를 만든다면, 그 뇌와 인간은 어떤 관계를 가져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