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장소] 44년간 무슬림과 기독교도 내전… '자원의 저주' 받은 국가로 꼽혀요

입력 : 2020.10.21 03:30

차드

최근 국제 단체인 컨선월드와이드와 세계기아원조가 공동 발표한 '2020년 세계 기아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기아(배고픔) 문제가 가장 심각한 국가는 '차드(Chad)'로 나타났어요. 영양 결핍 인구 비율(39.6%), 5세 미만 아동 사망률(11.9%), 아동 발육 부진(39.8%) 등 여러 부문에서 심각했다고 해요.

아프리카 중북부에 위치한 차드는 한반도(22만㎢)의 6배 정도 면적(128만4000㎢)입니다. 그러나 국토 절반이 넘는 북부 지역은 사하라 사막입니다. 나라 이름은 나이지리아, 카메룬과 맞닿은 서남부 국경에 있는 '차드호(湖)'에서 땄어요. 이 호수는 기원전 5000년쯤엔 한반도의 5배 가까이 되는 약 100만㎢의 거대한 호수였다고 해요. 이후 빠르게 말라 붙어서 오늘날엔 마치 습지처럼 됐어요.
차드 국토의 절반이 넘는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사하라 사막의 모습이에요. /픽사베이
차드 국토의 절반이 넘는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사하라 사막의 모습이에요. /픽사베이
1960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차드에는 독재 정권이 들어섰고, 이후 여러 민족 지도자가 패권을 쥐기 위해 분열했어요. 특히 이슬람 세력의 영향을 받아 대부분 주민이 아랍계 무슬림(51%)인 중부와 대부분 기독교를 믿는 흑인(35%)들로 구성된 남부 사이의 갈등이 심했지요. 두 세력 간 대립이 이어지며 1966년부터 2010년까지 악명 높은 '차드 내전'이 벌어졌습니다.

차드는 '자원의 저주'를 받은 국가 중 하나로 꼽혀요. 금, 석유, 우라늄 등 천연자원이 풍부해 이를 차지하기 위한 다툼이 심한 데다 미국, 프랑스, 리비아 등 외세가 개입해 상황을 악화시켰죠. 오늘날 많은 차드 국민은 근대 이전의 생활 방식에 머물러 있어요. 기대 수명도 51세(우리나라는 82.7세)에 불과하답니다.



박의현·서울 창덕여중 지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