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음식] 온도·습도에 민감해 인공재배 불가능… 섭씨 17도의 소나무숲에서만 자란대요
입력 : 2020.09.16 03:30
송이버섯
송이버섯<사진>은 가을을 대표하는 별미입니다. 입안과 콧속을 가득 채우는 은은한 솔향기가 특징이죠. 고려 명종 때 문신 이인로는 '파한집(破閑集)'에서 "맛이 신비하며 이뇨 작용을 돕고 정신 안정 효과가 있는 향기가 난다"고 극찬했고, 중국에서는 불로장생의 영약(靈藥)으로 여겼어요.
- ▲ /위키피디아
이러한 조건이 갖춰지면 3~4일이면 다 자랍니다. 하지만 48시간 안에 송이를 채취하지 못하면 특유의 맛과 향이 사라져버린다고 해요. 또 송이는 쇠가 조금만 닿아도 맛이 변질돼서 상품 가치가 뚝 떨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나무 지팡이로 캐야 합니다. 이렇다 보니 송이가 비쌀 수밖에 없는데요. 송이버섯 하나 가격이 보통 3만~4만원, 최대 6만원을 호가하기도 합니다. 송이철 도둑을 막으려고 공기총을 든 일꾼이 밤샘하며 송이를 지킬 정도입니다.
생송이는 결대로 찢어 먹으면 육질이 탱탱하고 오독오독해요. 송이 몇 조각을 밥에 얹은 '송이솥밥'도 맛있지만 얇게 썰어서 숯불 등 센 불에 살짝 구운 '직화구이'는 본연의 맛을 즐기는 최고의 방법이죠. 그런데 올해는 장마가 워낙 길었던 탓에 송이를 맛보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송이 생장조건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