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장소] '하얀 러시아'로 불렸던 벨라루스의 수도… 러시아와 서유럽 잇던 교통 요충지였죠

입력 : 2020.09.09 03:30

민스크

지난달 초 벨라루스 대선에서 26년째 집권 중인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 루카셴코 대통령이 6연임에 성공했다는 발표가 있었어요. 시민들은 부정선거라며 수도 민스크에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답니다.

벨라루스 민스크 시내 한복판에 있는 광장의 모습이에요.
벨라루스 민스크 시내 한복판에 있는 광장의 모습이에요. /위키피디아
민스크는 벨라루스 한가운데 있는 인구 200만명의 도시예요. 벨라루스는 옛 소련 시절 '백러시아(White Russia)'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던 나라인데, 흰색을 뜻하는 '벨라'와 오늘날 러시아를 뜻하는 '루스'가 합쳐진 말입니다. 국가명에 '흰색'이 붙은 이유는 흰옷을 즐겨 입었기 때문이라는 의견, 일찍 기독교화한 곳을 이렇게 불렀다는 설 등이 있어요.

민스크는 동서로는 러시아와 서유럽, 남북으로는 흑해와 발트해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였습니다. 모스크바(러시아)-바르샤바(폴란드), 리예파야(라트비아)-롬니(우크라이나)를 연결하는 철도가 통과하는 산업 중심지였죠. 그래서 민스크의 '10월 광장'에 가면 이곳에서 모든 길이 시작된다는 의미의 0㎞ 표지석이 있답니다. 다만 유럽의 지리상 중심은 기준점이나 계산 방법, 정치적 영향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민스크는 1067년 처음으로 기록에 등장해요. 1101년 민스크 공국이 형성되었고, 14세기 리투아니아, 그 후에 폴란드가 점령했다가 1793년 러시아 영토로 편입됐죠. 또 1505년 타타르족의 약탈, 1802년 프랑스의 공격, 1918년 독일의 점령 등 외세 침략도 많았어요. 특히 2차 세계대전 때는 폭격으로 시내 건물 80% 이상이 파괴되었고, 그래서 도시의 역사에 비해 오래된 유적이 적은 편입니다. 또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할 때까지 사회주의 국가였기 때문에 사회주의 상징물이 도시에 가득해요.


박의현 서울 창덕여중 지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