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이야기] 새끼손톱보다 작은 '갯벌의 꼬마 청소부'… 보호생물로 함부로 잡으면 안돼요
입력 : 2020.08.28 03:05
눈콩게
코로나 사태로 여행도 자제해야 하는 시절이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갯벌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았죠. 우리나라 서해안 청정 갯벌에는 '눈콩게'가 산답니다. 한눈에 알아보기가 쉽지 않은 아주 조그만 생물이에요.
어른 남자의 새끼손톱 4분의 1 크기에 불과한 눈콩게는 갯벌 바닥을 기어다니며 해양 생물의 사체를 먹어치우는 '갯벌의 꼬마 청소부'입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대만·홍콩 등에 분포하는데 국내에는 충남 보령 대천, 전북 부안 변산반도, 전남 신안 비금도 등 서해안에 서식해요.
어른 남자의 새끼손톱 4분의 1 크기에 불과한 눈콩게는 갯벌 바닥을 기어다니며 해양 생물의 사체를 먹어치우는 '갯벌의 꼬마 청소부'입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대만·홍콩 등에 분포하는데 국내에는 충남 보령 대천, 전북 부안 변산반도, 전남 신안 비금도 등 서해안에 서식해요.
- ▲ 몸길이가 6㎜에 불과한 눈콩게는 우리나라 서해안 일부 지역에서만 살아요. 갯벌 바닥을 기어다니며 해양 생물의 사체 등을 먹어치우는 고마운 존재랍니다. /해양수산부
눈콩게는 갯벌 해변에서 굴을 파고 살아요. 밀물 때는 물속의 굴에 잠겨 있다가 썰물이 되면 밖으로 나와 모래 표면의 유기물(사체, 박테리아, 플랑크톤 등)을 먹죠.
집게 다리를 마치 손처럼 번갈아 쓰면서 모래를 입으로 가져가는데요. 입 주변 강모(억센 털)로 모래 속 유기물만 걸러서 입안에 넣고, 나머지는 입 위쪽에 모아놨다가 모래덩어리(모래 구슬)로 만들어 버린답니다. 보통 자기 굴을 중심으로 사방팔방 돌아다니며 먹이를 섭취하기 때문에 모래덩어리 분포 형태나 개수를 보면 게가 어디를 돌아다녔는지, 썰물 시간이 얼마나 지속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해요.
게는 공격당하거나 물이 없는 지표면에 장시간 노출되면 호흡이 가빠지면서 많은 거품을 내뿜어요. 게의 거품은 체내의 물과 분비물이 혼합된 것인데, 거품이 많이 나올 때는 금방 멈추지 않고 몸 전체가 거품으로 덮이기도 해요. 그대로 내버려두면 거품을 뿜다가 죽기도 한답니다.
눈콩게의 굴은 포식자나 강한 직사광선에서 지켜주는 피난처 역할을 해요. 또 수분을 보충하거나 교미하는 장소로도 이용됩니다. 굴 입구는 몸의 크기와 비슷하지만 내부는 입구보다 약간 넓은 길쭉한 술병 모양이랍니다. 깊이는 수직으로 10~20㎝ 정도예요.
굴을 파다가 지하 수면에 도달하면 다시 위쪽으로 굴을 파서 'J자형'이나 'U자형'을 만들어요. 이런 굴의 모양은 밀물이나 썰물에 상관없이 굴의 모양과 습기가 유지되도록 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해요.
게는 물과 육지를 오가며 생활하는 동물이지만, 어류처럼 아가미 호흡을 해요. 그래서 게에게 물은 생존의 필수 요소랍니다. 종에 따라 다르지만 눈콩게는 집게 다리의 긴 마디 앞쪽 부분에 물이 체내로 들어가는 통로가 있어요. 이것이 고막인데, 여길 통해서 물이 등딱지 내 아가미로 들어가요.
물은 아가미실을 통과해서 혈액에 산소를 공급해주고, 호흡에 이용된 물은 입 윗부분에 있는 출수관을 통해 밖으로 배출된답니다. 이런 순환을 통해 게는 체내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요.
개체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수컷끼리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다툼도 벌어져요. 암컷이 낳은 수정란은 약 1개월이 되면 부화하고, 새끼 게는 부유생활(물속을 떠다님)을 하며 플랑크톤을 잡아먹고 수차례 탈피를 반복한 뒤 어른 게가 됩니다.
눈콩게는 갯벌 매립과 오염, 모래 채취 등으로 서식지가 줄면서 개체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어요. 그래서 해양수산부는 2016년부터 눈콩게를 '해양 보호 생물'로 지정했어요. 허가 없이 눈콩게를 잡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니 주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