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음식] 원산지 페루엔 4000여 품종 있어… 삶아 식혀 먹으면 다이어트 도움

입력 : 2020.08.05 03:00

감자

후후 불어가며 껍질 벗겨 먹는 찐 감자는 겨울에 먹어도 맛있지만 한여름에도 별미죠. 그런 감자가 한반도에 들어온 건 비교적 최근인 19세기 초반입니다. 산삼을 찾으려고 숨어 들어온 중국 청나라 사람들이 감자를 경작하면서부터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감자의 고향은 페루와 볼리비아 국경 지대에 있는 티티카카 호수 부근입니다. 페루에 있는 비영리 연구 단체 국제감자센터(CIP)에 따르면, 페루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4000여 가지 감자 품종을 보유한 나라죠. 그래서 페루인들은 감자마다 먹는 방법이나 때가 따로 있다고 생각해요. 구워 먹는 감자와 쪄 먹는 감자가 다르고, 얼려서 가루를 내는 품종과 술을 담가 먹는 품종도 따로 있어요.

남아메리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빨강·보라·노랑 등 색깔감자예요.
남아메리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빨강·보라·노랑 등 색깔감자예요. 폭염과 자외선에 지친 피부를 보호해주고 미백과 염증 예방·완화 효과가 우수하다고 해요. /픽사베이
감자는 영양학적으로 완전식품에 가깝습니다. 필수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고 비타민B1은 쌀의 2~3배, 비타민B2와 B3는 쌀의 3배입니다. 비타민C는 사과의 6배나 되는데, 채소류에 든 비타민C는 열을 가하면 대부분 파괴되지만 감자는 전분 입자가 막을 형성해 손실이 많지 않아요. 특히 감자에는 혈압 조절 효과가 탁월한 칼륨이 많이 들어 있어서 중간 크기 감자 하나를 껍질째 먹으면 칼륨 약 720㎎을 섭취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는 대표적 칼륨 함유 식품인 바나나(400㎎)의 두 배 가까운 양이라고 해요.

감자는 한 알(150g)의 칼로리가 110㎉에 불과하지만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른 다이어트 식품이기도 해요. 게다가 감자를 삶아 식히면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되는 효소 저항성 전분이 대량생산되지요. 다이어트를 할 때 식이섬유가 부족해 변비 등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감자에는 바나나의 5.5배에 이르는 식이섬유가 들어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감자는 흑갈색이지만 남아메리카에선 빨강·보라·노랑 등 색깔이 다양한 감자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최근 국내에도 '색깔 감자'로 소개되며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짙은 자주색 감자 '자영'과 붉은색 감자 '홍영'은 폭염과 자외선에 지친 피부를 보호해주고 미백과 염증 예방·완화 효과가 우수하다고 해요. 또 색깔 감자는 일반 감자보다 아린 맛이 적고 식감도 아삭해 샐러드, 찜, 냉채, 초절임, 생즙 등으로 활용할 수 있어요.


김성윤 음식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