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우라늄보다 방사능 센 라듐 발견… 노벨상 두 번 받은 첫 과학자죠

입력 : 2020.07.21 03:00
마리 퀴리|이렌 코엔-장카 글|클라우디아 팔마루치 그림|이세진 옮김|그레이트북스|96쪽|1만7000원

우리는 중요한 업적을 남긴 위대한 사람의 일대기를 읽으면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남들이 하지 못한 일을 해낸 사람이라 해도 나와 같은 사람이에요. 나와 닮은 점을 보면서 용기를 얻고, 다른 점을 보면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다 읽고 나면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들이 내 친구 같고 선생님 같습니다.

'마리 퀴리'
/그레이트북스
노벨 물리학상(1903년)과 노벨 화학상(1911년)을 수상해 노벨상을 두 번 받은 최초 과학자인 마리 퀴리(1867~1934)는 해박한 수학·물리학 선생님인 아버지와 부지런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집안 사정은 어려웠지만 다섯 형제와 복작복작 활기차게 자라났지요. 마리는 총명하고 탐구욕이 강했어요. 하지만 마리의 나라인 폴란드는 당시 러시아의 지배를 받고 있었어요. 마치 우리 민족이 일제강점기 시절에 그랬듯이, 어린 마리 역시 학교에서 조국 폴란드의 문화와 전통, 폴란드어를 배우지 못했습니다.

당시 폴란드에는 여학생을 받아주는 대학이 없었어요. 마리가 더 공부할 방법은 외국으로 나가는 것밖에는 없었는데 빠듯했던 집안 형편으로는 어려웠지요. 마리는 의사가 꿈이었던 언니 브로냐와 약속을 합니다. "언니가 먼저 파리에 가서 공부해. 나는 여기 남아서 돈을 벌어 언니에게 보내줄게. 언니가 의사가 되면 나도 프랑스로 갈게. 그때는 언니가 내 학비를 대줘야 해."

어렵게 파리의 소르본 대학에 입학한 마리의 공부 욕심은 놀라웠어요. 최고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했고, 이후 촉망받는 프랑스의 과학자인 피에르 퀴리를 만나 결혼했습니다. 둘은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이었어요. 마리와 피에르는 방사능 연구에 착수했고, 1898년 폴로늄과 라듐을 잇따라 발견했습니다. 특히 라듐은 우라늄에 비해 훨씬 강한 방사능을 가진다는 점에서 과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해요.

이 책은 아름답고 서정적인 그림으로 마리의 삶을 보여줍니다. 이후 남편의 죽음, 1차 세계대전의 비극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라듐연구소에서 방사성 물질을 연구하며 후대 과학자들을 양성한 마리 퀴리는 결국 연구 과정에서 시력도 잃고 건강도 잃었어요. 하지만 그의 헌신적인 연구 덕분에 우리는 이 세상의 비밀에 한 뼘 더 다가서게 되었습니다.


박사 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