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장소] 1974년 중국이 점령한 40여개 섬…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 중이에요

입력 : 2020.07.15 03:00

파라셀군도

이달 초 중국이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인 남중국해 파라셀군도 해상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했다는 뉴스가 전해졌어요. 그러자 미국 해군이 인근 지역에 항공모함 2척을 급파해 군사 훈련을 실시하며 맞대응을 했답니다. 이곳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에 맞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남중국해는 공해(公海)'라는 점을 알리는 무력 시위를 벌인 거예요. 이로 인해 가뜩이나 사이가 좋지 않은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지요.

남중국해 파라셀군도 한 섬의 모습이에요.
남중국해 파라셀군도 한 섬의 모습이에요. /신화통신·뉴시스
파라셀군도는 중국은 시사군도, 베트남에서는 호앙사군도라고 부르는데, 남중국해 서북쪽에 위치한 작은 섬들의 무리예요. 40여 섬이 약 2만5000㎢ 해역에 걸쳐 뿔뿔이 흩어져 있는데, 섬의 총면적을 다 합쳐도 10㎢ 정도에 불과합니다. 여의도 면적(2.9㎢)의 3배쯤이죠. 이때 말하는 '섬'은 해수면이 가장 높을 때 육지가 바다 위에 분명히 노출되어 있는 것을 말해요. 간헐적으로 물에 잠겼다 다시 드러나는 암초나 산호초 등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섬의 개수는 측정할 때마다 달라진다고 해요.

파라셀군도
파라셀군도는 크게 서쪽 군도(암피트리테 그룹)와 동쪽 군도(크레센트 그룹)로 구분해요. 서쪽 군도에서 유명한 섬은 '패틀섬'이에요. 패틀섬의 면적은 약 0.5㎢로 산호초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1938년 베트남이 이곳에 기상관측소를 처음으로 설치했고, 1974년 중국과 베트남 간 해전이 발생했을 때 베트남은 이곳에 진지를 구축하기도 했어요. 동쪽 군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우디섬입니다. 파라셀군도에서 가장 큰 섬(면적 2.1㎢)으로 약 1500명의 주민이 살고 있고 공항도 있어요.

과거에는 베트남이 서쪽 군도를, 중국이 동쪽 군도를 점유하고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파라셀군도 주변 바다에 묻혀 있는 해양 자원의 가치가 알려지면서 1974년 중국이 서쪽 군도를 무력으로 차지했고 이후 지금까지 계속 점거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섬 인근에 원유 시추 시설을 설치하고 군사 훈련을 하면서 파라셀군도가 중국의 영토라고 주장해요. 최근에는 중국인들을 위한 파라셀군도 크루즈 관광 상품을 '애국 여행'이라며 널리 홍보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베트남은 19세기까지 자신들이 관할하던 해상 자산을 빼앗겼다며 분노하고 있어요. 2014년에는 하노이 등 베트남 곳곳에서 중국의 원유 시추 시설 설치에 반대하는 시위가 크게 일어나 100명 이상의 중국인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박의현 서울 창덕여중 지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