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연꽃 씨앗은 천년 지나도 싹 틔운대요… 우리가 몰랐던 식물의 72가지 진실

입력 : 2020.07.14 03:00
식물이 좋아지는 식물책|김진옥 글·사진|궁리|256쪽|1만5000원

알게 되면 좋아지는 걸까요, 좋아하면 알게 되는 걸까요? 아마도 관심이 가고, 그러면 더 잘 알게 되고, 알게 된 만큼 더 좋아지고, 그러다 보니 더 잘 알게 되는 것이겠지요.

공룡을 좋아하면 공룡에 대해 척척박사가 되고 아이돌 스타를 좋아하면 생일과 취향, 형제 관계, 좋아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말버릇까지 모조리 알게 되잖아요.

'식물이 좋아지는 식물책'
/궁리
주위를 살펴보세요. 다양한 식물들이 각자의 매력을 뽐내며 제자리를 지키고 있어요. 식물은 움직이지도 않고 늘 그 모습인 것 같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아주 활발하게 활동하는 멋진 이웃이랍니다. 이 책은 식물에 대한 지식을 흥미로운 72가지의 질문에 담고 그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들려줘요. 읽다 보면 우리가 식물을 얼마나 오해하고 있었는지 알게 돼요. 식물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베푸는지도 새롭게 알게 되고요.

식물이 광합성을 한다는 건 다들 알고 있죠? 광합성 작용으로 산소가 만들어져 덕분에 우리가 편하게 숨 쉴 수 있다는 것도요. 그러나 그와 동시에 식물이 우리와 똑같이 산소를 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호흡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나요? 간혹 우리는 식물이 광합성 작용만 하고 호흡을 아예 안 한다거나, 아니면 호흡을 하더라도 인간과 달리 이산화탄소를 들이마시고 산소를 내뿜는다는 식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있어요. 사실은 식물이 호흡을 통해 사용하는 산소보다, 광합성으로 만들어내는 산소가 더 많아 생명체들의 균형을 잡아줄 수 있는 것이랍니다.

왜 소가 뜯어먹은 콩 줄기에서 더 콩이 많이 나는지, 꽃가루받이를 도와주는 것은 꿀벌 말고 또 무엇이 있는지, 봉선화 열매는 정말 노래 가사처럼 손대면 '톡' 하고 터지는지,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은 왜 동굴 앞에서 "열려라, 참깨!"라고 외쳤는지, 연꽃은 정말 1000년이 지나도 싹을 틔우는지…. 이 책은 식물에 대한 재미있는 지식을 가지에 매달린 열매처럼 주렁주렁 보여줍니다. 읽고 나면 주변에서 자라는 식물이 예사롭지 않아 보일 거예요. 그뿐인가요? 냉장고의 복숭아, 포도, 멜론, 딸기부터 식탁 위의 시금치, 배추, 감자, 연근까지 더 가깝게 느껴질 겁니다. 알고 보면 식물은 정말 근사한 이웃이에요.


박사 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