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148] '되레'와 '외려'

입력 : 2020.07.09 03:03

*정부가 부동산 규제 정책을 쏟을수록 (되려/되레) 집값이 오르고 있다.

*한 정치인이 "피의자가 (외려/외레) 큰소리를 치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위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을 골라 보세요. 정답은 차례대로 '되레, 외려'입니다. 둘 다 줄어든 말인데 뜻과 쓰임은 비슷합니다.

기사 관련 일러스트
그림=정서용

먼저 '되레'는 부사어로 '도리어'가 줄어든 말입니다. '도리어'는 '일반적인 생각이나 기준과는 전혀 반대되거나 다르게'라는 뜻이 있어요. 예를 들면 '이익을 주기보다는 도리어 손해를 끼쳤다' '잘못한 사람이 도리어 큰소리를 친다'와 같이 쓸 수 있어요. 또 '미리 짐작하거나 예상, 기대한 것과는 전혀 반대되거나 다르게'라는 뜻이 있어요.

'도리어'의 의미로 '도리여'를 쓰기도 하고, '되레'의 방언으로 '댓디, 되리, 됩데' 등이 쓰이기도 합니다. 특히 강원도, 경상도, 충남, 전남 등 지역에서는 많은 사람이 '되려'를 쓰기도 하는데 이는 비표준어랍니다.

다음으로 '외려'는 부사어 '오히려'가 줄어든 말입니다. '오히려'는 '도리어'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기준이나 예상, 짐작, 기대와는 전혀 반대가 되거나 다르게'의 뜻을 가지고 있어요. 예를 들면 '자기가 잘못하고서 오히려 큰소리를 친다'와 같이 써요. 또 '앞 내용보다 뒤 내용이 더 나음을 나타낼 때 앞뒤 문장을 이어주는 말'이에요. 예를 들면 '매일 이렇게 싸울 바에야 오히려 헤어지는 게 나아'와 같이 쓸 수 있어요. 일부 지역에서는 '외래, 외레, 외루' 등으로 쓰이기도 하지요.

오늘부터 '도리어'의 준말은 '되레', '오히려'의 준말은 '외려'로 짝지어 기억하면 헷갈리지 않겠지요?

〈예시 〉

―너무 자랑을 하거나 거들먹거리면 되레 일을 그르치게 된다.

―개학이 연기되면서 대학 수시 전형 변경이 되레 역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잘못은 네가 해 놓고 되레 나한테 화를 내면 어떡해?"

―우리의 도움이 외려 그들에게 해가 되지나 않을지 걱정된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그건 외려 내가 하고 싶은 얘기야."


류덕엽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