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147] '여느'와 '어느'

입력 : 2020.07.02 03:00
* 우리 어머니는 (어느, 여느) 어머니와 다른 분이었어요.

* (어느, 여느) 부모가 자녀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겠니?

위 예문에 각각 들어갈 말이 무엇인지 골라 보세요. 차례대로 '여느, 어느'가 정답입니다. '어느'는 우리 생활 속에서 많이 사용하는 말이지만, '여느'는 많이 쓰지 않는 편이라 조금 어렵게 느끼거나 잘못 쓰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예쁜 말 바른 말] [147] '여느'와 '어느'
/그림=정서용
'여느'는 '그 밖의 예사로운' 또는 '다른 보통의'라는 뜻을 가진 관형사예요. 예를 들면 '그들은 이 세상 여느 부부보다 행복해 보였다' '오늘은 여느 때와 달리 일찍 일어났다'와 같이 쓸 수 있어요. 비슷한 말로는 '다른, 딴'이 있지요. '여느 때 없이'라는 관용구는 '보통 때와는 다르게'라는 뜻인데 '그녀의 목소리는 여느 때 없이 아름다웠다'와 같이 쓸 수 있답니다. 가끔 '여늬'로 잘못 쓰는 경우가 있는데, '여느'만이 표준어로 인정된다는 것 알아두세요.

반면 '어느'는 둘 이상의 것 가운데 대상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물을 때, 또는 둘 이상의 것 가운데 똑똑히 모르거나 꼭 집어 말할 필요가 없이 막연하게 사람이나 사물을 이를 때에 쓰는 말이에요. 즉 어느 정도인지 수량을 정확하게 모를 때, 관련되는 대상이 특별히 제한되지 않을 때 사용합니다. 예를 들면 '어느 것이 맞나요?' '옛날 어느 마을에 가난한 형제가 살고 있었다' '책이 어느 만큼 두껍지?' '어느 것이든 네 뜻을 존중하겠다'와 같이 쓸 수 있어요.


〈예시〉

―인간은 개에게 여느 동물과는 다른 특별한 교감을 느낀다고 알려져 있다.

―그날도 여느 때처럼 그녀는 지하철 안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스페이스 X의 유인 우주선 발사 성공으로 여느 때보다 우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사무실이 여느 날과 달리 방마다 불빛이 환히 밝혀져 있었다.

―어느 부모라도 아이들에게 어른의 나쁜 모습을 보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다음엔 산과 바다 중 어느 곳으로 여행을 가고 싶니?

―돈을 어느 정도 벌어도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은 어느 팀보다도 협동심이 뛰어난 편이다.


류덕엽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