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중2병'은 누구나 겪는다?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어요
- ▲ /뜨인돌
중2병이 아니라 우울증입니다
제이컵 타워리 지음|최설희 옮김
뜨인돌|240쪽|1만3000원
'중2병'은 사춘기에 혼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의 심리 상태 등을 지칭하는 속어입니다. 열다섯 살 청소년들이 자아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겪는 불만과 짜증 같은 심리적 상태를 이르거나, 여기서 오는 반항과 일탈 행위를 일컫는 말로 활용되고 있지요. '중2병'이라는 단어는 1990년대 말 일본에서 처음 썼는데요, 우리나라에 들어와 더욱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어요.
하지만 유행어가 되고 보니 별 경각심 없이 이 단어를 사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중2병이네" "허세 부리지 마라" "게을러 터졌다" 이런 말을 너무 쉽게 하곤 하죠. 우리는 '중2병'을 그저 시간만이 해결해줄 수 있는 사춘기의 사소한 성장통 정도로 여기는 것 같아요. '중2병이 아니라 우울증입니다'는 이런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책입니다. 청소년을 위한 실용적 심리학 책이에요.
이 책은 청소년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한 미국 정신과 의사 제이컵 타워리(스탠퍼드 의대 부교수)가 썼어요. 우선 저자는 '중2병' 증상이 사실은 치료가 필요한 '청소년 우울증'일 수 있다는 의학적 견해를 밝히고 있어요. '중2병'을 결코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는 것이죠.
저자는 청소년 우울증을 벗어나려면 우선 수면 습관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해요. 감정이 격해져서 잠이 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수면이 충분하지 못하면 감정에 문제가 생긴다는 거예요. 청소년들이 우울증을 겪기 전에 오랜 시간 수면 문제를 겪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해요. 저자는 '알람 시계 전략' '전자 기기 몰아내기 전략' 등 청소년들이 쉽게 이해하고 따라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수면 시간과 더불어 우울증을 일으키는 또 다른 중요한 원인은 '어떤 사건이나 현상을 해석하는 우리의 생각'이라고 하네요. 저자는 아이들 머릿속에서 생각의 왜곡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방법, 마음의 힘을 길러주는 방법도 알려줘요. 특히 '감사하는 습관'을 들이고 '타인을 돕겠다는 의지'를 가지는 것은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행동 전략이라고 설명해요. 지루하고 어려운 이론 대신, 청소년들이 자신이 처한 정신적 상황을 바라보고 스스로 실제적 해답을 찾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