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고전이야기] 모든 인간을 선·악으로 심판… 기독교의 도덕적 억압 비판했어요
입력 : 2020.06.24 03:00
도덕의 계보학
그리하여 인간이라는 유형이 다다를 수 있는 최고의 강력함과 화려함에 결코 이르지 못한다면 바로 도덕에 그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을까?
철학의 '철'자도 모른다는 사람도 '니체'라는 이름 정도는 한 번쯤 들어서 알고 있을 거예요.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예요. '신은 죽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던 그가 후대 철학자들은 물론 근대 사회와 문화에도 그만큼 많은 영향을 주었다는 의미죠.
니체가 1887년 발표한 '도덕의 계보학'은 서구 사회를 오랫동안 지배했던, 그러나 정작 인간들을 소외시켜 왔던 두 가지 체계를 비판하는 고전입니다. 바로 소크라테스로 대표되는 '합리주의'와 '기독교적 가치관'이었어요. 특히 니체는 기독교적 가치관이 낳은 '도덕'을 혹독하게 비판해요.
철학의 '철'자도 모른다는 사람도 '니체'라는 이름 정도는 한 번쯤 들어서 알고 있을 거예요.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예요. '신은 죽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던 그가 후대 철학자들은 물론 근대 사회와 문화에도 그만큼 많은 영향을 주었다는 의미죠.
니체가 1887년 발표한 '도덕의 계보학'은 서구 사회를 오랫동안 지배했던, 그러나 정작 인간들을 소외시켜 왔던 두 가지 체계를 비판하는 고전입니다. 바로 소크라테스로 대표되는 '합리주의'와 '기독교적 가치관'이었어요. 특히 니체는 기독교적 가치관이 낳은 '도덕'을 혹독하게 비판해요.
- ▲ 니체의 '도덕의 계보학' 초판 사진(왼쪽)과 노르웨이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 뭉크가 그린 니체 초상화예요. 뭉크는 니체와 만난 적이 없었지만 그의 철학에 감명받아 초상화를 남겼어요. /위키피디아
니체에 따르면 원래 서구 사회는 '강한 생명력과 용기를 지닌 고대 전사'들의 가치관이 우대받는 사회였어요. 하지만 기독교의 영향력이 강력해지면서 기독교 교리에 갇힌 사제·성직자들의 삶이 일종의 표준이 되었어요. 사제들은 종교 교리를 따라 매사를 선과 악으로 구분하면서 세상의 모든 강력한 힘을 증오하기만 했어요. 그런 사제가 가르치는 도덕은 당연히 무력할 수밖에 없었는데, 니체는 그것을 '노예 도덕'이라고 불렀어요.
누군가에게 종속된 노예는 스스로 자기 가치와 존재를 인식하기 어려워요. 자신을 인식하지 못하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의심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생긴 수많은 원한들은 결국에는 온갖 가치 있는 것들이 힘을 쓰지 못하도록 만듭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니체는 인간이 '건강한 본능과 역동적인 힘을 가진 강력한 동물로 회복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동물이라고 해서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니체가 말한 동물은 '주인으로서 도덕을 갖고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존재, 즉 '위버멘슈'예요. 위버멘슈란 '초인(超人)'으로 종종 번역되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남의 의견을 무조건 따르지 않고 스스로에게 가치를 부여하는 자유롭고 창조적인 인간을 뜻해요.
니체가 기독교를 무작정 배척한 것은 아닙니다. 그는 삶을 살아내는 데 꼭 필요한 원리가 아닌, 형이상적인 기독교 도덕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쉽게 말하면 말로만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야 창조하는 사람, 스스로를 극복해가는 인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일들은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어요. 그 고통마저 과감하게 맞서야 진정한 나 자신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니체의 주장이에요. '도덕의 계보학'은 다소 어려운 책이지만, 서구 사회를 지배했던 사상의 한계와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어 한 번쯤 읽어볼 필요가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