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144] '빈털터리'와 '빈집털이'
* 농번기 철을 맞아 농촌 마을이 (빈집털이/빈집터리)범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위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을 골라 보세요. 정답은 각각 '빈털터리'와 '빈집털이'입니다.
발음이 [빈털터리], [빈집터리]로 '털이'와 '터리'의 발음이 같다보니, 두 단어를 헷갈려 하거나 잘못 쓰는 경우가 많은데, 두 말은 형태와 의미가 다르므로 잘 구분해 써야 해요.
- ▲ /그림=정서용
먼저 '빈털터리'의 기본 의미는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재물이 거의 없는 사람, 또는 있던 재물을 다 써 없애서 가진 것이 없게 된 사람'을 말해요. 예를 들면 '도박에 미쳐 살던 옆집 아저씨는 결국 빈털터리가 되고 말았다'와 같이 쓸 수 있어요. '털터리'라는 줄임말이 있으며, '빈탈타리', '탈타리'라는 작은말도 있답니다. 비슷한 말로는 가난뱅이, 무일푼, 맨몸 등이 있어요. 또 '실속이 없이 떠벌리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도 쓰이는데 예를 들면 '그는 이미 빈털터리라고 소문이 나 있어. 아무도 그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다'와 같이 써요.
'빈집털이'는 '식구들이 모두 밖에 나가 비어 있는 집에 들어가서 도둑질을 하는 짓, 또는 그런 짓을 하는 사람'을 뜻해요. 예를 들면 '이 일대의 외딴집들은 빈집털이의 표적이 되기 때문에 방범 대책이 필요하다'와 같이 쓸 수 있어요. 여기서 '털이'는 '남몰래 물건을 훔치는 짓, 또는 그런 사람'을 뜻해요. 따라서 '은행에 들어가 돈을 훔치거나 빼앗는 일, 또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인 '은행털이', '금고에 들어 있는 돈이나 물건을 도둑질하는 짓'인 '금고털이'처럼 '빈집털이'도 합성어로 보아 붙여 씁니다. 하지만 아직 일부 사전에서는 '빈집털이'를 '차 털이'와 같이 띄어 쓰는 경우도 있어요.
〈예시〉
―그는 애초에 빈털터리였으나, 오랜 세월 근면과 검소한 생활로 부자가 되었다.
―도박에 빠져 살던 옆집 아저씨는 결국 빈털터리가 되고 말았다.
―올해는 경기 불황 여파로 예년보다 생계형 빈집털이가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농번기 철에는 농사일로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아 빈집털이 예방에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