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스포츠로 세상 읽기] 공차기를 게임으로 만들면 축구… 공부도 그렇게 하면 더 재밌죠
입력 : 2020.06.09 03:00
게임화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나 '오버워치'는 스포츠일까요, 아닐까요? 컴퓨터 등을 이용해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란 뜻의 'e-스포츠'는 관련 프로 리그까지 있지만, 스포츠인지 아닌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려요. 그런데 확실한 것이 한 가지 있어요. 리그 오브 레전드나 오버워치나, 야구나 축구나 모두 '게임'이라는 거예요. 온라인 게임은 온라인에서, 스포츠 경기는 오프라인에서 하는 것만 다를 뿐이죠.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게임화(Gamification)'라는 말이 자주 쓰이고 있습니다. 게임화란 게임의 구조와 원리를 다양한 활동에 활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스포츠는 대표적인 게임화 사례입니다.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게임화(Gamification)'라는 말이 자주 쓰이고 있습니다. 게임화란 게임의 구조와 원리를 다양한 활동에 활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스포츠는 대표적인 게임화 사례입니다.
- ▲ 프로축구 선수들의 모습과 게임 하듯 공부하는 프로그램 '킷킷스쿨'로 학습 중인 개발도상국 아이들 모습. 게임의 원리를 잘 적용시킨 스포츠처럼, 최근 교육 분야에서도 게임처럼 공부를 가르치는 시도가 늘고 있어요. /연합뉴스·킷킷스쿨
스포츠는 게임의 주요 구성 요소와 원리를 활용합니다. 첫째, 특정 동작을 잘했을 때나 경쟁에서 이겼을 때 점수를 부여합니다. 피겨스케이팅의 트리플 악셀이나 축구의 골처럼 말이죠. 둘째, 선수나 팀이 얻은 결과를 보여주는 순위표가 있습니다. 셋째, 기록을 통해 선수 기량이나 팀 전력을 평가하고 비교 분석할 수 있습니다. 넷째, 도전해야 하는 특정 과제를 제시합니다. 높이뛰기는 참가 선수가 다른 경쟁자보다 더 높이 뛰어넘는 것에 도전하는 운동이죠. 다섯째, 동료와는 협력하고 상대와는 경쟁해야 합니다. 이런 것들이 힘들고 땀 나는, 때로는 고통스러운 운동을 기꺼이 하도록 하는 거예요. 최근 인기를 끄는 신체 운동을 도와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기본적으로 점수 부여, 순위표, 도전 과제 부여 등 게임화 요소를 모두 활용한 것입니다.
게임화를 적용하는 분야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 활용 가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요. 게임화가 가진 가장 강력한 장점이 동기 부여인 데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이후 비대면 온라인 교육이 필수가 되고 있기 때문이죠. 힘들고 때론 고통스러운 신체 운동을 '스포츠'라는 게임으로 바꿔놓았듯, 하기 싫은 공부를 게임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가르치는 내용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재미와 몰입도를 높여 학업 성취도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지난해 개발도상국 아동의 문맹 퇴치를 목적으로 미국 전기자동차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개최한 국제 학습 소프트웨어 경진대회가 좋은 예입니다. 머스크는 총상금 1500만달러(약 180억원)를 내걸고 이 대회를 개최했는데요. 이수인·이건호 부부가 개발한 학습 소프트웨어 게임 '킷킷스쿨(Kitkit School)'이 우승을 차지했어요. 이 프로그램도 바로 게임화 기법을 사용한 것인데, 선 긋기, 같은 그림 찾기 등 쉽고 다양한 과제를 주고 이를 통과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에요. 게임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였던 두 사람이 우리나라 게임 회사인 엔씨소프트에서 쌓았던 게임에 대한 지식을 교육 목적을 달성하는 데 활용한 이상적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