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이주은의 미술관에 갔어요] 캔버스 대신 텔레비전으로… 예술과 과학을 만나게 했죠
입력 : 2020.06.06 03:05
백남준 티브이 웨이브展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온라인 화상 대화가 잦아지면서 '멀리 있지만 함께한다'는 표현이 낯설지 않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따로 있으면서 똑같은 광경을 볼 수 있게 된 첫 역사적인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보통 텔레비전이 발명되면서부터라고 말합니다.
1929년 영국 BBC가 사상 처음 대중에게 선보인 텔레비전 방송은 당시 통신 사정이 좋지 않은 데다 텔레비전의 가격도 비싸서 각 가정에 보급되기까지 30년 정도 시간이 걸렸습니다. 1970년대에 이르러 드디어 대다수의 가정에 보급되었지요. 그 무렵부터 사람들은 처음으로 같은 장면을 똑같은 시간에 각기 다른 장소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에요.
'멀리 보게 한다'는 뜻을 가진 텔레비전은 저 멀리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사건까지도 생중계로 볼 수 있게 했습니다. 텔레비전이 없던 시절 사람들은 저녁마다 무엇을 봤을까요? 저마다 달랐겠지만 아마도 초롱불 아래 책을 읽기도 하고 일기를 쓰거나 바느질을 했겠지요. 하지만 옛사람들도 이것만큼은 실시간으로 따로 또 같이 볼 수 있기는 했어요. 바로 달입니다. '달은 가장 오래된 TV이다'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1932~2006)이 남긴 말이랍니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백남준아트센터에서 내년 3월 7일까지 '백남준 티브이 웨이브'라는 전시를 선보입니다. 현재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 방역 방침에 따라 오는 14일까지 잠정 휴관한 상태이지만, 조만간 전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요.
1960년대 말부터 백남준은 텔레비전을 가지고 다양한 탐구를 하고 각종 실험을 했어요. 이번 전시는 그가 시도했던 다양한 방송·통신·위성 작업에 초점을 맞추었어요. 어떻게 하면 공간의 장벽을 넘어 멀리 떨어져 있는 수많은 사람을 연결하고 소통할 수 있을지 일찌감치 고민했던 백남준은 시대를 훨씬 앞서 나간 예술가였지요.
1929년 영국 BBC가 사상 처음 대중에게 선보인 텔레비전 방송은 당시 통신 사정이 좋지 않은 데다 텔레비전의 가격도 비싸서 각 가정에 보급되기까지 30년 정도 시간이 걸렸습니다. 1970년대에 이르러 드디어 대다수의 가정에 보급되었지요. 그 무렵부터 사람들은 처음으로 같은 장면을 똑같은 시간에 각기 다른 장소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에요.
'멀리 보게 한다'는 뜻을 가진 텔레비전은 저 멀리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사건까지도 생중계로 볼 수 있게 했습니다. 텔레비전이 없던 시절 사람들은 저녁마다 무엇을 봤을까요? 저마다 달랐겠지만 아마도 초롱불 아래 책을 읽기도 하고 일기를 쓰거나 바느질을 했겠지요. 하지만 옛사람들도 이것만큼은 실시간으로 따로 또 같이 볼 수 있기는 했어요. 바로 달입니다. '달은 가장 오래된 TV이다'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1932~2006)이 남긴 말이랍니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백남준아트센터에서 내년 3월 7일까지 '백남준 티브이 웨이브'라는 전시를 선보입니다. 현재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 방역 방침에 따라 오는 14일까지 잠정 휴관한 상태이지만, 조만간 전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요.
1960년대 말부터 백남준은 텔레비전을 가지고 다양한 탐구를 하고 각종 실험을 했어요. 이번 전시는 그가 시도했던 다양한 방송·통신·위성 작업에 초점을 맞추었어요. 어떻게 하면 공간의 장벽을 넘어 멀리 떨어져 있는 수많은 사람을 연결하고 소통할 수 있을지 일찌감치 고민했던 백남준은 시대를 훨씬 앞서 나간 예술가였지요.
- ▲ 작품1 - 백남준, ‘달에 사는 토끼’, 1996년. /백남준아트센터, ‘백남준 티브이 웨이브’展
- ▲ 작품2 - 백남준, ‘실제 물고기/생방송 물고기’, 1982년(1999년 재제작). /백남준아트센터, ‘백남준 티브이 웨이브’展
우리는 생방송 덕분에 음악 콘서트나 스포츠 경기를 직접 가지 않아도 생생하게 볼 수 있어요. 공연장이나 경기장에 오는 방문자 수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TV 앞에 앉아 있을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비틀스가 1964년 미국 TV쇼에 처음 출연했을 때 약 7300만명의 미국인이 시청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 숫자는 당시 미국 인구의 40%에 해당한다고 해요. 아무리 큰 공연장이라도 그 많은 사람을 한자리에 모을 수는 없을 테지요.
- ▲ 작품3 - 백남준, ‘데이비드 보위’, 1996년. /백남준아트센터, ‘백남준 티브이 웨이브’展
- ▲ 작품4 - 백남준, ‘참여TV’, 1963년(1998년 재제작). /백남준아트센터, ‘백남준 티브이 웨이브’展
백남준의 작품은 결코 TV 방송을 예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아요. 그는 어떻게 하면 TV 방송에 직접 개입할 수 있을까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거듭했어요. 작품4는 TV에 연결된 확성기에 소리를 지르면 소리가 전자신호로 변환돼 화면에 이미지가 뜨도록 만드는 '참여 TV'입니다. 2020년을 사는 우리에게는 놀랍지 않겠지만, 이 작품이 첫선을 보인 때는 1963년이었어요. 소리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과학적으로도 뛰어난 발명품이었다고 할 수 있어요. 백남준의 작품을 보면 예술과 과학기술의 21세기적인 만남이 진작에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