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142] '안간힘'과 '인기척'

입력 : 2020.05.28 03:00
* 지난 4월 강원도 고성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을 끄느라 민관군 모두가 [안깐힘/안간힘]을 썼다.

* 범죄를 저지른 주모자는 밤에 은신처를 급습한 경찰의 [인끼척/인기척]이 들리자 창밖으로 뛰어내렸다.

[예쁜 말 바른 말] [142] '안간힘'과 '인기척'
/그림=정서용
위 두 낱말은 어떻게 발음될까요? 표준발음법 제28항에는 '표기상으로는 사이시옷이 없더라도 관형격 기능을 지니는 사이시옷이 있어야 할 합성어는 뒤 단어의 첫소리 'ㄱ, ㄷ, ㅂ, ㅅ, ㅈ'을 된소리로 발음한다'는 내용이 있어요. 예를 들면 '문-고리'는 [문꼬리] '눈-동자'는 [눈똥자] '신-바람'은 [신빠람] '산-새'는 [산쌔] '손-재주'는 [손째주] '길-가'는 [길까] '그믐-달'은 [그믐딸] '등-불'은 [등뿔] '창-살'은 [창쌀] '잠-자리'는 [잠짜리]와 같이 발음하는 경우이지요.

따라서 두 낱말도 [안깐힘] [인끼척]만을 표준 발음으로 인정했기 때문에 [안간힘] [인기척]은 틀리는 발음이라 여겼어요. 그러다가 많은 사람이 [안간힘] [인기척]으로 발음을 해서 2018년 국립국어원에서 두 가지 모두 표준 발음으로 인정한다고 발표했답니다.

'안간힘'은 '안'과 '간힘'의 합성어로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서 몹시 애쓰는 힘'이라는 뜻이에요. 예를 들면 '안간힘을 다해 혼자 책상을 옮겼다'와 같이 써요. 또 '고통이나 울화 따위를 참으려고 숨 쉬는 것도 참으면서 애쓰는 힘'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예컨대 '그는 분을 삭이느라 이를 악물고 안간힘을 다했다'와 같이 써요. 많이 쓰는 관용구로 '안간힘을 쓰다'가 있는데 이는 '불만이나 고통 따위를 참으려고 매우 노력하다'라는 뜻이랍니다.

'인기척'은 '인(人)'과 '기척'의 합성어로 '사람이 있음을 알 수 있게 하는 소리나 기색'이라는 뜻이에요. 예를 들면 '갑작스러운 인기척에 놀라다'와 같이 써요. 비슷한 말로는 '인적기(人跡氣)' '발기척'이 있어요.


〈예시〉


―각 기업이 비대면 방식으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는 어려워진 사업을 다시 일으키려고 안간힘을 쏟았다.

―옛날에 어른들은 문 앞에서 반드시 기침 소리와 같은 인기척을 하였다.

―내 동생은 컴퓨터 게임을 하다 아빠 인기척에 얼른 공부하는 척했다.


류덕엽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