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침팬지도 도구 사용하고 지능 높은데 원숭이와 다른 '인간다움'은 무엇일까

입력 : 2020.05.26 03:00
나는 인간입니다|가와이 마사오 글|아베 히로시 그림|송태욱 옮김|너머학교|32쪽|1만2000원

우리는 '인간'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기도 하고 부끄러워하기도 합니다. 인간이 이루어놓은 많은 것을 보면 자부심을 가질 만도 하지요. 한편 인간은 그만큼 많은 나쁜 짓을 하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인간은 자신들이 퍼뜨린 오염을 돌이키려는 노력을 하기도 하지요. 어리석지만 현명하기도 한, 인간은 참 신기한 동물입니다.

'나는 인간입니다'
/너머학교
1859년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1809~1882)은 '종의 기원'이라는 책에서 '진화론'을 주장했어요. 인간이 원숭이에게서 갈라져 나왔다는 이 주장은 당시 대단한 논쟁을 불러일으켰지요. 이후 해부학·화석학·연대측정학·분자진화학 등 다양한 학문을 통해 연구가 계속되었고, 인간이 약 600만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원숭이류로부터 진화해 나왔다는 것을 밝혀냈답니다.

그렇다면 인간과 원숭이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이 책의 저자는 인간이 어떻게 자신만의 특징을 갖게 되었는지 인간 진화 과정을 짚어보며 설명합니다. 손을 자유롭게 쓰게 된 것, 직립보행한다는 것,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 등. 그렇지만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인간의 특징이 원숭이나 침팬지 등 다른 영장류에게서도 발견되면서, 인간의 정의가 더 어려워졌어요. 도구는 침팬지도 만들고요, 문화는 원숭이도 갖고 있다고 해요. '인간은 뇌가 크고 지능이 높은 동물이다'라는 주장도 인간 조상의 뇌 크기가 침팬지와 거의 같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힘을 잃었지요.

저자는 인간이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해온 역사를 살펴보면서 '가족이라는 집단을 만들고, 두 발로 서서 걷고, 말을 한다'는 세 가지를 인간의 특징으로 정의합니다. 그런데 문명이 발전하면서 이 세 가지 특징이 약해지고 있다고 해요. 가족 간 긴밀했던 관계는 느슨해지고, 자동차와 같은 편리한 탈것이 나오면서 걷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직접 대화하는 시간도 사라지고 있고요. 그렇다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책은 우리에게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돌아보고 다시 생각해보게 합니다.


박사 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