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음식] 고대 마야인이 질겅질겅 씹었던 '치클'… 19세기부터 향료 넣어 세계로 퍼졌대요

입력 : 2020.05.13 03:07



최근 개막한 프로야구에서 롯데 자이언츠가 5연승(11일 기준)을 달리면서, 자이언츠 선수들이 씹는 맞춤 껌이 덩달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롯데제과와 롯데중앙연구소는 프로야구 개막 직전 롯데 자이언츠에 선수용 맞춤 껌을 특별 제작해 제공했습니다. 롯데 측은 "껌 씹는 행위는 긴장 완화와 근육 활성화, 집중력 증강 등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고 했습니다.
껌 사진
/픽사베이
인류는 오래전부터 껌을 씹었습니다. 고대의 껌은 주로 나무에서 나오는 수지(樹脂·나무에서 분비하는 점도가 높은 액체)로 만들었습니다. 고대 마야인은 사포딜라나무의 수지인 '치클'을, 고대 그리스인은 유향수의 수지를, 북미 원주민은 가문비나무 진액에 밀랍을 섞어 씹었습니다.

고고학자들은 1만여 년 전 신석기시대 유적에서 사람이 씹은 흔적이 남은 '피치'를 찾았는데, 이를 껌의 기원으로 추측합니다. 나무껍질을 벗겨 열을 가하면 끈적끈적하고 말랑해지는데, 이것이 피치입니다. 고대 인류는 피치를 칼날과 손잡이를 고정하는 등 접착제로 썼습니다. 피치를 사용하기 직전에 더 부드럽게 하거나 원하는 크기나 모양으로 조절하기 위해 피치를 씹었는데, 이 과정에서 껌을 만들었을 거라는 추정이지요.

상업적으로 판매된 최초의 껌은 1848년 미국 사업가 존 커티스가 가문비나무 진액으로 만든 천연 껌이지만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습니다. 이후 1860년대 미국에 망명 중이던 멕시코 지도자 안토니오 로페즈 데 산타안나가 친구였던 사진가 토머스 애덤스에게 치클을 소개했습니다. 애덤스는 치클로 가문비나무 껌보다 오래 씹을 수 있는 껌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같은 시기 미국 남부 켄터키주에서 약국을 운영하던 존 콜건은 치클에 향료를 넣어 껌을 만들었고, 이후 많은 사람이 치클에 향료·설탕·첨가물 등을 넣는 제조법을 고안하면서 오늘날 같은 껌이 만들어졌습니다.

껌이 전 세계로 퍼진 계기는 1·2차 세계대전입니다. 당시 미 정부가 갈증 해소와 구강·치아 위생을 위해 껌을 보급품으로 미군 장병에게 배급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선 1956년 해태제과가 처음 생산했습니다. 오늘날 껌의 원료는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치클 등 천연수지 대신 합성수지가 생산량의 절대다수를 차지합니다.



김성윤 음식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