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우리나라 "김~치" 프랑스 "위스티티"… 사진 찍을 때 구호로 문화를 엿봐요

입력 : 2020.05.05 03:00
하나 둘 셋 찰칵! 김치, 치즈, 카프카|선현경 글·그림|스콜라|36쪽|1만2000원

생각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 여행은 꼭 필요하다고들 하지만 누구나 쉽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시간, 비용, 건강 등 어떤 요건 하나만 맞지 않아도 가기 어려워요.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세를 떨치는 지금 많은 이가 여행 가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누르고 있지요. 이 책 주인공의 할아버지도 여행을 좋아하지만 다닐 수 없대요. 건강이 좋지 않아 긴 여행을 할 수 없거든요.

'하나 둘 셋 찰칵! 김치, 치즈, 카프카'
/스콜라
가족들은 할아버지를 위해 묘안을 냈어요. 이웃에 사는 외국인 친구의 집으로 떠나는 간접 여행을 계획한 거죠. 다행히 주인공이 사는 동네에는 중국, 스페인,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살고 있어요. 주인공과 할아버지는 그들과 함께 요리한 음식을 먹고, 대화를 나누고, 함께 춤도 춥니다. 그리고 '우리만의 세계 여행'을 기념하기 위한 사진도 찍습니다.

이 책은 사진 찍을 때 함께 외치는 구호의 차이를 통해 각 문화의 특징을 보여줍니다. 사진 찍을 때 활짝 웃기 위해서 우리는 뭐라고 말하나요? "치즈!" "김치!"라고 한다고요? 중국에서는 "치에즈(茄子)"라고 한다고 해요. 중국말로 '가지'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스페인에서는 "파타타(patata)!"라고 외칩니다. 치에즈보다는 훨씬 입을 크게 벌리고 웃게 되겠네요. 파타타는 감자를 뜻한대요. 프랑스에서는 '위스티티(ouistiti)!'라고 한다고 합니다. 위스띠띠는 비단 원숭이에요. 재롱 피우는 원숭이를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미소가 떠오르겠지요.

사진 찍을 때 외치는 구호의 의미를 들여다보면 각 나라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친근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같은 단어를 외치며 함께 활짝 웃으면 금방 친해지겠지요.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에 나오는 '카프카!'는 어디에서 외치는 말일까요? 책 속 주인공 가족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생기면 자연스레 알 수 있을 거예요.


박사 북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