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이야기] 40cm 혀로 개미 핥아 먹고, 적을 만나면 독가스 '뿡' 내뿜어요
입력 : 2020.04.24 03:05
천산갑
중국 산터우대와 홍콩대 연구진은 지난달 26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말레이시아에서 중국으로 밀수된 천산갑(말레이천산갑)에서 코로나 감염증과 관련이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검출했다"고 발표했어요. 자연 숙주인 박쥐에게서 사람으로 이어지는 중간 숙주가 천산갑일 가능성을 제시한 거예요. 천산갑은 박쥐를 먹이로 삼진 않지만, 자연 상태나 야생동물을 취급하는 재래시장 등에서 혈액·분변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옮을 수 있어요. 이 때문에 우리에겐 생소한 동물인 천산갑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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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산갑의 한 종류인 인도천산갑. 천산갑은 온몸이 딱딱한 비늘로 덮여 있어 적을 만나면 몸을 공처럼 둥글게 말아 자신을 보호합니다. /위키피디아
천산갑 몸길이는 종에 따라 30~90㎝, 몸무게는 1.8~3.3㎏ 정도 됩니다. 꼬리가 몸보다 긴 긴꼬리천산갑을 제외한 7종은 몸과 꼬리 길이가 비슷해요. 앞발 중앙의 세 발톱은 길고 날카로우며 갈고리 모양으로 안쪽으로 구부러져 있어요. 발톱은 지상이나 나무껍질에 있는 개미집을 파헤치거나 보금자리, 땅굴 또는 통나무 구멍을 파거나 나무에 오르는 데 사용하지요.
천산갑은 모두 야행성이며, 먹이는 개미와 흰개미 성체, 유충, 알입니다. 잘 발달한 후각으로 먹이를 찾고, 입 밖으로 25~40㎝ 정도 내밀 수 있는 혀에 먹이를 붙여 빠르게 입안으로 잡아당겨요. 혀에는 가슴의 침샘에서 분비되는 끈적끈적한 타액이 묻어 있어 개미를 쉽게 잡을 수 있어요. 천산갑은 이빨이 없지만, 소화를 돕기 위해 위 근육이 발달해 있어요. 꼬리는 넓고 길어서 나뭇가지에 감아 매달릴 수 있고, 나무를 잘 타고 수영도 잘하지요.
적을 만나면 스컹크처럼 항문의 분비샘에서 독한 가스를 내뿜거나 날카로운 꼬리 비늘을 흔들어서 쫓아내요. 또는 머리를 꼬리 쪽으로 당기고, 몸을 공처럼 둥글게 말아서 몸을 보호해요. 몸의 비늘은 가장자리가 날카롭고 서로 반쯤 겹쳐져 있어 갑옷 역할을 해요.
천산갑의 임신 기간은 120~140일(인도천산갑은 65~70일)입니다. 보통 한 배에 새끼 한 마리를 낳아요. 자연 상태에서 수명은 20년 안팎입니다. 천산갑의 자연 포식자는 호랑이, 표범 등이지만 인간이 불법 사냥해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했어요. 지금도 고기는 비싼 요리로 이용되고, 비늘은 전통 의학 약재로 매매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