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137] '두루뭉술하다'와 '어리바리하다'

입력 : 2020.04.23 03:00
* "전 어렸을 때부터 어리버리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인지 매사 자신감이 없어요."

* "똑똑하다는 말을 듣고 싶으면 두루뭉실하게 얼버무려 말하지 마라."

[예쁜 말 바른 말] [137] '두루뭉술하다'와 '어리바리하다'
/그림=정서용
위 대화 글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읽히나요? 위 예문에서 '두루뭉실' '어리버리'는 틀린 말이고, '두루뭉술' '어리바리'가 맞는 말이지요. '두루뭉술하다'는 '모나거나 튀지 않고 둥그스름하다'는 뜻이 있어요. 예를 들면 '동생은 살이 쪄서 얼굴까지 두루뭉술하다'와 같이 써요. 또 '말이나 행동 따위가 철저하거나 분명하지 아니하다'는 뜻이 있어요. 예를 들면 '말이 두루뭉술하여 의미가 분명치 않다'와 같이 써요. 비슷한 말로 우리가 흔히 쓰는 '두리뭉실하다'가 있는데, 아마도 이 말 때문에 '두루뭉술하다'를 '두루뭉실하다'나 '두리뭉술하다'로 헷갈리는 것 같아요. 참고로 '두루뭉수리'는 '말이나 행동 따위를 맺고 끊음이 분명하지 못함'을 뜻하며 '말이나 행동이 변변하지 못한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기도 해요.

다음으로 '어리바리하다'는 '사람의 언행이 야무지지 못하고 순진하고 어수룩하다'는 뜻이 있어요. 예를 들면 '그는 영리하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 때로 어리바리해 보일 때도 있다'와 같이 쓸 수 있어요. 또 '사람이 정신이 또렷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어 몸을 제대로 놀리지 못하다'라는 뜻이 있어요. 예를 들면 '술에 취한 듯이 어리바리 겨우 손을 내밀었다'와 같이 쓸 수 있어요.


〈예시〉

―그는 두루뭉술한 주먹코가 항상 불만이라고 했다.

―두루뭉술한 몸매이지만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면 날씬해질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두루뭉술하게 대답하지 말고 분명히 말해 주세요.

―이번 안건은 두루뭉술하게 넘어가지 말고 분명하게 결론을 내리자.

―그 신인 배우는 긴장한 모습과 어리바리 헤매는 모습까지 주인공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어리바리하다고 친구를 놀리는 것도 학교 폭력이 될 수 있다.



류덕엽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