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숨어 있는 세계사] "고대 그리스 영광 되살립시다" 올림픽 부활 처음 호소한 시인
입력 : 2020.04.22 03:00
[파나요티스 수초스]
기원전 776년 시작된 올림피아 제전… 로마제국에 정복당한 후 393년 폐지
19세기 그리스 시인 수초스가 오스만 제국서 그리스 독립하자 최초로 올림피아 제전 부활을 주장
훗날 정식 근대 올림픽 개최에 기여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오는 7월 열릴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이 내년으로 미뤄졌습니다. 지난 15일은 올림픽 역사에서 기억할 만한 날이었어요. 1896년 4월 15일에 고대 그리스의 스포츠 제전이었던 올림피아 제전을 부활시킨 첫 근대 올림픽의 폐막식이 열렸거든요.
◇제우스를 위한 제사였던 올림피아 제전
고대 그리스인들이 열었던 올림피아(Olympia) 제전은 제우스신을 위한 제사이자 운동경기였어요. 기원전 776년부터 393년까지 4년마다 개최돼 총 293회의 제전이 열렸어요. 올림피아 제전에 나갈 선수들은 1년 가까이 체육관에서 신체를 단련했어요. 종목은 달리기, 원반 던지기, 레슬링, 마차 경주 등이 있었지요. 경기 우승자는 올리브 관이 씌워지고 폴리스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았어요. 제전의 전후 한 달간은 그리스 전역에서 전쟁이 금지됐어요.
◇제우스를 위한 제사였던 올림피아 제전
고대 그리스인들이 열었던 올림피아(Olympia) 제전은 제우스신을 위한 제사이자 운동경기였어요. 기원전 776년부터 393년까지 4년마다 개최돼 총 293회의 제전이 열렸어요. 올림피아 제전에 나갈 선수들은 1년 가까이 체육관에서 신체를 단련했어요. 종목은 달리기, 원반 던지기, 레슬링, 마차 경주 등이 있었지요. 경기 우승자는 올리브 관이 씌워지고 폴리스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았어요. 제전의 전후 한 달간은 그리스 전역에서 전쟁이 금지됐어요.
- ▲ 근대 올림픽의 부활을 처음 주장한 그리스 시인 파나요티스 수초스. 1832년 그리스가 오스만 제국에서 독립하자, 수초스는 고대 그리스의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 올림피아 제전을 부활시킬 것을 주장했어요. 이에 따라 1859년 아테네에서 근대적인 올림픽이 열렸고, 이는 훗날 정식 근대 올림픽이 출범하는 데 기여합니다. /위키피디아
◇그리스에서 시작된 근대 올림픽 재건 시도
그리스 시인 중 근대 올림픽의 부활을 처음으로 이야기 했던 사람이 있습니다. 파나요티스 수초스(1806~1868)입니다. 그가 활동했던 시기 그리스는 오스만 제국이 지배하고 있었고, 오스만 제국에서 벗어나기 위해 1821년에서 1829년까지 독립 전쟁을 치렀어요. 1832년에 국경이 확정되면서 그리스는 오랜 식민지 생활을 청산하고 공식적인 독립국이 되었죠. 수초스는 역사 속 고대 그리스의 영광을 되살려야 한다고 생각해 올림피아 제전을 다시 부활시킬 것을 정부에 제안하고 대중에게 호소했어요. 이 생각에 동조했던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스 독립 전쟁에 직접 참전하기도 했던 사업가 에방겔리스 자파스(1800~1865)예요. 그의 기부금 후원과 지지 덕분에 그리스는 1859년 아테네에서 근대적인 올림픽을 개최했어요. 제1회 아테네 올림픽은 자파스 올림픽이라고도 불려요. 하지만 이후 그리스에선 두 번의 경기가 더 열린 후 흐지부지됐어요. 고대 올림피아 제전의 완전한 부활은 이루지 못했죠.
제1회 아테네 올림픽이 열렸다는 소식은 영국 웬록 지역의 교육자인 W.P. 브룩스(1809~1895) 박사의 귀에도 전해졌어요. 평소 학교 교육과정에 체육 활동을 넣고 싶어 했던 그는 자파스 올림픽의 영향을 받아 1860년대에 주민들이 참여하는 웬록 올림픽을 열었어요. 다만 중단된 자파스 올림픽이나 지역 행사였던 웬록 올림픽은 정식 근대 올림픽으로 여겨지진 않습니다.
◇1896년 개최된 첫 근대 올림픽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로 불리는 사람은 프랑스의 피에르 드 쿠베르탱(1863~1937) 남작입니다. 유년시절인 1870년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에서 조국의 패배를 겪으며 그는 프랑스의 발전을 염원하는 민족주의자로 성장했어요. 교육학을 공부하며 프랑스 청소년 교육 개선을 위해 노력했으며 지식 중심 교육보다 스포츠 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했어요. 국제적인 스포츠 경기에서 전 세계의 청소년들이 우정을 나누고 다른 문화권을 이해하면서 세계 평화를 이끌어나가길 바랐어요. 쿠베르탱은 자신의 생각에 부합하는 웬록 올림픽을 접하게 되고 브룩스 박사까지 직접 만나게 됩니다.
브룩스 박사의 도움을 받아 쿠베르탱은 세계 각국 스포츠 단체와 권위자에게 올림피아 경기 부활을 촉구하는 서신을 보내고 홍보했어요. 1894년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조직하고 파리에서 총회를 열었어요. 그리스 문인이자 교육자였던 디미트리오스 비켈라스가 초대 IOC 위원장으로 추대됐죠. 위원회의 노력과 각국의 협조, 부호 자파스의 후원으로 1896년 근대 아테네 올림픽은 성공적으로 개최됐고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림피아 제전 때 썼던 청동 투구, 손기정이 마라톤 우승해 받았죠]
독일 고고학자이자 역사가인 에른스트 쿠르티우스(1814~1896)는 그리스 고대 문명 연구에 관심이 많았어요. 1875년부터 독일 정부의 지원을 받아 올림피아 제우스 신전을 발굴하였습니다. 그는 "고대 올림피아의 제전이야말로 그리스 문화의 근원이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죠. 그의 발굴은 근대 올림픽 부흥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쿠르티우스는 고대 올림피아 제전에서 우승을 기원하고 신에게 바치는 용도로 제작된 청동 투구도 찾아냈어요. 이 투구는 1936년 베를린올림픽 때 마라톤 우승자에게 수여되기로 했는데 우리나라의 손기정 선수가 우승하면서 받게 됐어요. 손기정 선수가 국립 중앙박물관에 전시될 수 있도록 투구를 기증했고 현재는 보물(제904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