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136] '차지다'와 '찰지다'
* 명절 때마다 외할머니가 만들어 주신 쫀득쫀득하고 (차진, 찰진) 떡이 먹고 싶어.
* 골목 시장을 지나다가 맛보기로 먹어본 꽈배기가 엄청 (차지다, 찰지다).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은 무엇인가요? '차진'과 '찰진', '차지다'와 '찰지다' 중 하나씩만 골랐나요? 사실은 둘 다 맞아요. 5년여 전까지는 '차지다'만 표준어로 인정받았고, '찰지다'는 비표준어, 즉 일부 지역에서 쓰는 방언으로 분류됐어요. 그러다가 두 말이 다 널리 쓰이면서 2015년 12월 표준어 추가 결과 발표 때 '찰지다'도 복수 표준어로 인정받았어요. 복수 표준어란 한 가지 의미를 나타내는 형태 몇 가지가 널리 쓰일 때, 이들 중 하나만을 표준으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규범에 맞는 것은 모두 표준으로 인정하는 것을 말해요. '소고기와 쇠고기', '자장면'과 '짜장면', '우레'와 '천둥' 등을 예로 들 수 있어요.
- ▲ 그림=정서용
'차지다'의 뜻과 쓰임을 알아보면 '반죽이나 밥, 떡 따위가 퍽퍽하지 않고 끈기가 많다'는 뜻이 있어요. 반대말은 '메지다'예요. 다음으로 '사람의 성질이 야무지고 까다로우며 빈틈이 없다'는 뜻이 있어요. 비슷한 말은 '깐깐하다' '야무지다' '안차다'가 있어요.
'차지다'의 원말은 '찰지다'인데. 이때 '찰'은 '끈기가 있어 차진'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로 '찰떡, 찰옥수수, 찰흙'과 같은 말에서 그 뜻을 확인할 수 있지요. 또한 '찰'은 '매우 심한' 또는 '지독한'의 뜻을 더하기도 하는데, '찰거머리, 찰가난'과 같은 말에서 그 뜻을 확인할 수 있어요.
〈예시〉
―최근 지역의 한 농협이 '탐진강 찰진 쌀'을 말레이시아에 처음으로 수출하게 되었다는 뉴스를 보았다.
―지난해 방송사 연기 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았던 연예인의 찰진(차진) 연기력에 대하여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찹쌀을 섞어서 밥을 하면 차지고(찰지고) 밥맛이 좋다.
―이곳은 땅이 차지고(찰지고) 비옥해서 해마다 작황이 좋은 곳이다.
―밭 흙은 메진 편이나 논흙은 차져서(찰져서) 반죽하며 놀기에 더 좋아요.
―아저씨는 차지고(찰지고) 단단한 사람이어서 어려운 시기에도 꿋꿋이 견디어 내실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