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열두 띠 이루는 쥐, 소, 호랑이… 선조들의 삶에 가까이 있었죠

입력 : 2020.04.14 03:00
열두 띠의 비밀|김기정 글|김진화 그림|한솔수북|58쪽|1만1000원

아주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몇 살이니?"라는 질문을 받아왔어요. 어떤 해에는 짧은 손가락 세 개를 펴 보이기도 했을 거고, 혹은 다섯 개, 또는 다른 손까지 동원해 여섯 개를 펴 보이기도 했을 거예요. 나이가 들면서 같은 의미의 다른 질문을 받을 기회가 많아집니다. "너는 무슨 띠니?" 어른들은 몇 살이냐는 질문에 무슨 띠인지로 대답하기도 한답니다.

'열두 띠의 비밀'
/한솔수북
이 책은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 등 열두 동물의 특징을 간명하게 설명합니다. 단지 생물학적인 설명만은 아니에요. 그 동물이 우리 문화에서 가지는 의미를 짚어보면 어째서 선조들이 그 동물을 우리 삶의 중요한 상징으로 사용했는지 알 수 있어요. 왜 코끼리, 사자, 독수리 띠는 없는데 개, 토끼, 원숭이 띠는 있는 것일까요? 저자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옛날 사람들이 여기 열두 동물을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서였대. 소가 없으면 농사짓기가 힘들고, 용은 소중한 비를 뿌리고, 개는 귀신을 쫓고, 돼지는 복을 주잖아. 다 저마다 맡은 역할이 있다고 믿었어."

각 동물은 태어난 해만 상징하는 게 아니에요. 하루를 열두 등분으로 나누어 그 시간을 상징하기도 한답니다. 예컨대 새벽 1시부터 3시까지는 소의 시간이지요. 소는 이 시간에 깨어서 낮에 먹은 풀을 되새김질한다고 합니다. 새벽 3시부터 5시까지는 숲 속을 돌아다니는 호랑이의 시간이고요,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생생하고 기운찬 시간은 용이 맡고 있어요.

인간과 자연이 지금보다 훨씬 가까웠던 시대의 사람들은 동물의 특징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아내곤 했어요. 물론 자신의 띠 동물 특징이 바로 내 특징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각 띠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우리 삶에 필요한 미덕을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띠로 상징되는 동물은 우리의 거울이 됩니다.


박사 북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