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이야기] '쑥' 밥에 넣고, '민들레' 김치로 만들고, '냉이' 국으로 먹어요

입력 : 2020.04.10 03:05

봄나물

꽃샘추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바이러스가 걱정스러워 밖으로 쉽게 돌아다닐 수 없을 때엔 집 앞에서 볼 수 있는 봄나물로 식탁을 채워 보세요. 쑥과 함께 넣어 지은 밥에 양념장을 넣어 쓱쓱 비비고, 빨갛게 무친 민들레 김치를 준비해요. 여기에 구수하고 쌉쌀한 냉이 된장국을 곁들이면 봄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답니다.

아파트 화단에서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봄나물은 쑥입니다. 쑥은 양지바른 곳이면 여기저기 포슬포슬한 잎을 내밉니다. 잎이 4~8갈래로 갈라져 있고, 하얀색 털로 덮여 있어 눈에 잘 띄지요. 쑥은 땅속줄기가 옆으로 뻗어나가면서 자라 무리를 짓기 때문에 향기가 나는 곳이면 어김없이 발견할 수 있답니다.
봄이 되면 화단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민들레. 꽃잎은 차로 우려먹고, 잎과 줄기, 뿌리는 김치를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봄나물은 허가되지 않은 곳에서 채취하면 중금속이 남아있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봄이 되면 화단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민들레. 꽃잎은 차로 우려먹고, 잎과 줄기, 뿌리는 김치를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봄나물은 허가되지 않은 곳에서 채취하면 중금속이 남아있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위키피디아
쉽게 만날 수 있는 탓에, 단군신화 곰이 인간이 되고자 먹은 식물로 등장할 정도로 친숙하고, 우리의 토속 음식에서도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생 쑥을 덖어 차로 마시기도 하고 멥쌀가루와 섞어 떡과 같은 식감의 향긋한 간식을 만들기도 하지요. 4월의 어린 쑥 잎을 밥과 함께 지어 먹으면 칼륨이나 칼슘, 비타민과 같은 다양한 무기질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어 겨우내 지친 몸과 마음을 깨우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쑥처럼 큰 무리를 짓진 않지만 한두 송이씩 빼꼼 얼굴을 내미는 민들레도 만나 보세요. 노랗거나 하얀색 촘촘한 꽃잎이 활짝 피어 기다란 꽃대가 꽃 무게에 휠 만큼 탐스러운 모습입니다. 창 모양의 연둣빛 뾰족한 잎도 꽃대를 중심으로 땅 위에 넓게도 퍼졌답니다.

민들레의 꽃잎은 차로 우려먹고 잎과 줄기, 뿌리는 김치로 만들어 먹습니다. 들판에서 딴 민들레 꽃과 꽃봉오리를 깨끗이 씻어 찜솥에서 찐 뒤 말려서 살짝 덖어 차를 만듭니다. 보기도 좋고 맛도 달콤한 건강 차가 완성되지요. 잎과 줄기, 뿌리는 칫솔을 이용해 꼼꼼히 흙을 제거한 뒤에 소금에 절이고 양념과 버무려 김치를 만듭니다. 민들레는 아주 씁쓸한 맛이 나지만 간암이나 대장암, 유방암 등의 암세포 성장을 막아주는 '실리마린'이나 담즙 분비를 촉진하는 '콜린'과 같은 성분을 가지고 있어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답니다.

잎과 줄기가 바닥에 딱 붙어 있지만, 어느덧 가느다란 꽃대를 높이 올린 냉이도 봄철 별미로 먹을 수 있습니다. 추운 겨울을 버텨낸 냉이는 해가 길어지면 가느다란 꽃대를 높이 올리고 꽃대 위에는 새끼손톱보다 작은 하얀 꽃을 무리로 피워내지요. 꽃대 옆으로 잔잔하게 피어난 열매는 삼각형을 띠어 마치 주머니 같아 보이지요.

뿌리까지 살살 캐낸 냉이를 깨끗이 손질한 후 된장국에 숭덩숭덩 썰어 넣으면 고소하면서도 씁쓸한 냉이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어요. 냉이의 아르기닌, 알라닌, 글리신 같은 성분은 체온을 올려주고 혈압을 조절하는 천연의 약으로 쓰였답니다.



최새미 식물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