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135] '잇달아'와 '잇따라'

입력 : 2020.04.09 03:03
*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난 가운데 건물주의 임대료 인하 운동이 (이따라, 잇달아, 잇따라, 있달아, 있따라) 벌어지고 있다.

위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은 어느 것인가요? 정답은 두 가지인데, 바로 '잇달아'와 '잇따라'입니다. 두 가지 뜻을 비교하여 알아봅시다. '잇달아'의 으뜸꼴은 '잇달다', '잇따라'의 으뜸꼴은 '잇따르다'예요. 활용형인 '잇달아'와 '잇따라'가 둘 다 [읻ː따라]로 발음이 되어, 글자만 조금 다를 뿐 거의 구분이 되기 어려운 편이지요.

또한 '잇달다'와 '잇따르다'는 다음과 같이 자동사로 쓰일 때에는 그 뜻이 같아요. 첫째, '추모 행렬이 잇달다(잇따르다)'와 같이 쓸 때에는 '움직이는 물체가 다른 물체의 뒤를 이어 따르다'라는 뜻이에요. 둘째, '실종사건이 잇달아(잇따라) 발생했다''주전 선수들의 잇단(잇따른) 부상으로 전력에 문제가 생겼다'와 같이 쓸 때에는 '어떤 사건이나 행동 따위가 이어 발생하다'라는 뜻이에요.
기사 관련 일러스트
그림=정서용

그러나 '잇달다'가 '화물칸을 객차 뒤에 잇달았다'와 같이 '일정한 모양이 있는 사물을 다른 사물에 이어서 달다'라는 뜻으로 쓰일 때에는 '잇따르다'로 바꿔 쓸 수 없어요. 즉 '잇달다'는 목적어가 없는 자동사와 목적어가 있는 타동사 두 가지로 다 쓰이지만 '잇따르다'는 자동사로만 쓰이는 거죠.

'잇달다'는 '잇단, 잇다니, 잇달아' 등으로 활용되고, '잇따르다'는 '잇따라, 잇따른, 잇따르니' 등으로 활용된다는 것도 알아두세요. 특히 '잇따르다'의 관형형을 '잇딴'으로 잘못 쓰는 사람이 유난히 많으니 주의하세요. 아울러 '잇달은, 잇다른'이라고 써서도 안 되겠지요?

〈예시〉

―긍정심을 가지고 세상을 보면 잇달아(잇따라) 좋은 일이 생길 거야.

―종업원들이 친절하다고 소문이 나면서부터 손님들이 잇달아(잇따라) 찾아왔다.

―집값뿐 아니라 전세금의 잇단(잇따른) 상승은 서민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한다.

―금융권의 잇단(잇따른) 대출 사고에 고객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엄마는 아래 단추를 위 단추에 잇달았다.





류덕엽·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