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2차 대전서 활약한 여성 조종사들… 금녀의 벽과 편견을 깨뜨렸어요
하늘로 날아
샐리 덩 글·그림|허미경 옮김|너머학교|90쪽|1만8000원
원대한 꿈을 가지라고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이라고 해서 다 할 수는 없습니다. 어려서, 늙어서, 허약해서 등 다양한 한계가 있죠. 그중에는 부당하므로 깨 버려야 할 것도 많습니다. 여자라서, 피부색이 달라서, 출신이 달라서 등. 그러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해왔지만, 아직도 한계가 많죠.
- ▲ /너머학교
부당한 한계를 깨고 날아오르는 사람을 볼 때면 벅찬 감동을 느끼게 됩니다. 이 책은 여자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 차 있던 시절 말 그대로 '날아올랐던' 세 명의 여성 조종사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헤이절, 말린, 릴리야가 그들입니다. 실존인물을 모델로 하여 이야기를 풀었지만, 그중에는 상상에 기댄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그래도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의 '공군수송지원단(약칭 ATA)', 미국 '여성공군조종사그룹(약칭 WASP)', 소련 '여성 전투기부대 586, 587, 588연대' 소속으로 눈부신 활약상을 보인 이들의 삶을 고증해 생생히 보여주지요.
전쟁 당시 여자들은 오들오들 떨기나 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뛰어난 실력을 자랑했지만, 남성 조종사들이 하지 않으려 하는 위험한 일을 맡아 해야 했지요. 조립비행기 시험운전이라든가, 대공포 발포 훈련을 위한 '타깃 견인' 같은 일이었어요. 물론 적의 진영을 폭격하는 일도 맡았죠. 그들은 한밤중 적진으로 날아가 손으로 폭탄을 밀어 떨어뜨리며 적을 궤멸했고, '밤의 마녀들'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답니다.
그들의 눈부신 활약 덕분에 "여자가 어디 비행을 해!"라는 비난은 쏙 들어가버렸어요. 그렇게 많은 사람이 쭉쭉 한계를 밀어낸 곳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한계에 걸려 비틀거릴 때가 있다고요? 그렇다면 그들처럼 해봅시다. 저자는 말합니다. "그들이 그렇게 해 주어서 정말 고맙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