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정성 깃든 음식을 감사하며 먹기… 오늘 하루도 잘~ 먹는 방법이죠

입력 : 2020.03.31 03:07

잘 먹겠습니다

허은실 글|박정섭 그림|창비|56쪽|9500원

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으로 우리는 '의, 식, 주'를 꼽습니다. 곰곰이 따져보면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식'임을 알 수 있어요. 옷이 없다면 부끄럽기야 하겠지만 죽지는 않고, 집이 없어도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 끼니를 이을 수 없다면 생명 유지 자체가 위태로워지죠. 더구나 배고플 때의 나를 생각해보세요. 화도 막 나고, 나중에는 화낼 힘도 없이 비실비실해져요. 나만 그런 것이 아니랍니다. 살아 있는 것은 모두 살아 있는 다른 것을 먹습니다.

/위키피디아
/위키피디아

내가 먹은 것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게 되면 편식할 수 없어요. 철분이든 단백질이든 비타민이든 지방이든 다 자기의 역할이 있답니다. 모든 것이 적당히 갖춰져 있다고 해도 달착지근하고 자극적인 맛의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은 좋은 음식이 아니에요. 색소, 방부제, 감미료, 착향료 등 온갖 식품첨가물이 들어가 있거든요. 저자는 말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고 몸에 좋은 음식은 신선한 재료를 가지고 손으로 조몰락조몰락 정성껏 만든 음식일 거야"라고요.

먹는 것은 내 허기를 채워주고 내 몸을 키워주는 것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인류를 먹여 살리기 위해 지구는 안간힘을 쓰고 있어요. 가축을 더 많이 키우기 위해 숲을 베어내고, 상품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음식에 방부제니 살균제니 살충제를 뿌리는 철없는 인간을 위해서 말이에요. 이대로 가다가는 지구가 인간을 감당할 수 없을 거예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요? 이에 대해서도 저자는 좋은 방법을 알려줍니다. 우리 지역에서 난 유기 농산물을 찾아 먹으라고요.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채소와 과일을 직접 키워 먹는 것이라네요.

저자는 말합니다. "잘 먹는다는 건 우리에게 생명을 준 식물과 동물에게, 그 식물과 동물을 건강하게 키워 준 농부에게, 그리고 음식을 정성껏 만들어 준 사람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는 거야." 그럴 때 우리와 지구는 함께 살아날 수 있어요.


박사·북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