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김유겸의 스포츠로 세상읽기] 사냥·채집하며 진화한 우리 몸… 신체 활동 줄어들어 병 늘었어요
입력 : 2020.03.31 03:05
불일치 질환
비만, 당뇨병, 근시, 치매, 알레르기…. 이런 병의 공통점은 과거엔 존재하지 않거나 드물었지만, 현대에 들어 흔해지고 심해진 질병입니다. 지금은 인류 역사상 가장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위생이나 의료 기술도 발달한 환경인데 왜 자꾸만 새로운 질병이 생겨나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 진화론적 입장에선 '불일치 질환(mismatch disease)'이란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현생 인류는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며 사는 데 가장 적합하도록 진화한 종이라고 해요. 인류는 초창기 수렵 채집 사회부터 농경 사회에 이르기까지 먹고, 입고 잘 곳을 마련해 살아남기 위해 쉴 틈 없이 움직여야만 했으니까요. 그러나 20세기 들어 기본적 의식주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신체 활동이 크게 줄어들었죠. 끊임없이 힘쓰고 뛰어다녀야만 하는 환경에 맞춰 진화한 인간의 몸과 점점 더 신체 활동이 없어지는 생활 방식의 부조화는 현대인을 괴롭히는 수많은 질병의 근본 원인이 됐습니다.
이에 대해 진화론적 입장에선 '불일치 질환(mismatch disease)'이란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현생 인류는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며 사는 데 가장 적합하도록 진화한 종이라고 해요. 인류는 초창기 수렵 채집 사회부터 농경 사회에 이르기까지 먹고, 입고 잘 곳을 마련해 살아남기 위해 쉴 틈 없이 움직여야만 했으니까요. 그러나 20세기 들어 기본적 의식주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신체 활동이 크게 줄어들었죠. 끊임없이 힘쓰고 뛰어다녀야만 하는 환경에 맞춰 진화한 인간의 몸과 점점 더 신체 활동이 없어지는 생활 방식의 부조화는 현대인을 괴롭히는 수많은 질병의 근본 원인이 됐습니다.
- ▲ 탄자니아 하드자족 남성들이 사냥에 나선 모습. 걷고 사냥하며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는 이들과 달리 선진국 사람들은 과도한 영양 섭취와 운동 부족으로 인해 비만 등 불일치 질환에 시달립니다. /위키피디아
그런데 우리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달고 기름진 음식이 풍족한 세상에 살고 있어요.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한 신체 활동은 0에 가깝죠. 지난 2018년 미 하버드대 진화생물학자인 대니얼 리버먼이 펴낸 책 '우리 몸 연대기'에 따르면, 오늘날 탄자니아 하드자족 남성들은 평균 몸무게 51㎏에 하루 15㎞를 걸으며 일합니다. 체중 1㎏당 30㎉를 소모하지요. 반면 전형적인 서구 선진국 남성은 몸무게가 그보다 50% 무겁지만 신체 활동에 쓰는 에너지는 체중 1㎏당 17㎉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하드자족은 거의 걸리지 않는 비만과 각종 성인병이 선진국에서는 흔한 것이지요.
불일치 질환에 대처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불일치를 최소화하는 것, 결국 신체 활동을 최대한 늘리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짧은 시간에도 열량 소모가 많은 운동을 권장합니다. 자전거 타기나 수영, 테니스, 줄넘기 등이 이에 해당하지요. 특별한 공간이나 준비물 없이 할 수 있는 운동도 있습니다. 계단 오르기는 30분에 221㎉를 소모하는데, 산책(63㎉)이나 빠르게 걷기(120㎉)보다 훨씬 효율적이지요. 오늘부터라도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것은 어떨까요. 마음은 귀찮을지 모르지만, 내 몸은 운동을 간절히 원하고 필요로 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