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작은 일에 상처 받기 쉬운 청소년기… 내 마음을 알면 타인 이해도 쉬워요

입력 : 2020.03.27 03:07

십 대를 위한 첫 심리학 수업

이남석 글|사계절|196쪽|1만2000원

"앉아" "기다려"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하는 훈련이지요. 강아지가 한 번에 주인 말을 따라주면 좋겠지만, 처음엔 어리둥절 딴청을 피운답니다. 하지만 맛있는 간식이 있으면 상황은 달라지죠. 지시를 따를 때마다 맛있는 보상이 생긴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어려운 훈련도 척척 해내지요. 동물 조련사들은 자극과 반응의 반복 훈련을 통해 원하는 행동을 유도합니다. 과학자 왓슨과 스키너는 동물뿐 아니라 인간도 자극에 반응한다고 생각했죠. 이것이 바로 '행동주의 심리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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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십 대를 위한 첫 심리학 수업'은 인간의 마음을 설명하는 심리학을 소개합니다. 심리학자들은 겉으로 알기 어려운 마음의 특성을 과학과 논리로 밝히려 했답니다. 마음이 인간 내부의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이라고 보았던 인지주의, 외부 환경에 적응하는 처리 장치가 마음이라 생각한 생태주의, 인간의 뇌와 행동의 관계를 파악한 연결주의는 모두 인간 심리의 정체와 특징을 밝히는 연구입니다. 물론 각각의 심리학은 완전하지 않기에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습니다.

저자는 특히 청소년기에 나와 타인의 마음을 알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예민한 시기라 작은 일에도 마음에 상처를 입을 수 있거든요. 만약 자기 마음 상태를 알고 대처하는 지혜가 있다면, 다른 이의 마음에도 공감할 수 있겠죠. 성격이 어떤 사람을 남들이 좋아하는지, 나쁜 일을 하는 못된 심리는 무엇인지, 어떤 행동이 친구에게 호감을 주는지, 싸우지 않고 협력하는 비결은 무엇인지. 이처럼 심리학은 삶에 도움을 주는 유용한 학문이지요. 물론 물고기 몇 마리 잡았다고 바다를 모두 알았다고 할 수 없듯이, 심리학으로 인간 마음의 모든 것을 파악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비밀과 신비가 가득한 마음의 바다를 항해하려면 심리학이란 배에 올라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랍니다.


김성신 출판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