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스포츠로 세상읽기] 베를린·도쿄·헬싱키 3차례… 모두 전쟁 때문이었죠
입력 : 2020.03.17 03:00
하계 올림픽 취소
최근 전 세계에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오는 7월 개최 예정이었던 제32회 도쿄 올림픽 개최가 불투명해지고 있어요. 일본에서는 14일 기준 우한 코로나 확진자 수가 1484명으로 늘어났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년 연기가 좋을지도 모른다"고 했고, 일본 안팎에서 관중 없이 올림픽을 치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요.
- ▲ 지난 12일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인 그리스 남부 올림피아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성화 채화 행사에서 대제사장으로 분한 배우가 성화에 불을 붙이고 있어요. 이번 성화 채화 행사는 우한 코로나의 여파로 관중 없이 진행됐습니다. /AP 뉴시스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도 취소될 뻔했습니다. 당시 리우데자네이루를 비롯한 브라질이 지카 바이러스 유행 지역이었기 때문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보도자료를 통해 "올림픽 취소나 개최지 변경은 지카 바이러스 확산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고 올림픽은 정상적으로 진행됐습니다. 만약 이번에 올림픽이 취소된다면, 감염병 때문에 올림픽이 취소되는 첫 사례가 될 것입니다.
단, 올림픽이 열리지 않아도 횟수에는 포함됩니다. 이는 올림픽의 공식 명칭인 '올림피아드(Olympiad)'가 고대 그리스에서 제우스 신을 위해 모시던 제사인 올림피아 제전과 다음 올림피아 제전 사이 4년간을 1기로 따지는 전통을 이은 단위이기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합니다. 올림픽 개최 여부와 상관없이 4년이 지나면 한 올림피아드가 지난 셈이기 때문에 횟수도 이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뜻이죠.
올림픽이 열리지 않으면 4년간 올림픽 참가를 위해 땀 흘린 선수들의 타격 역시 클 것입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레슬링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딴 양정모 선수의 사례로 가늠해 볼 수 있죠. 당시 20대 후반으로 최고 기량을 지녔던 그는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노렸지만,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 우리나라가 불참하면서 꿈을 접어야 했어요. 당시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미국 등 서구 진영이 올림픽 참가를 거부했고, 한국도 동참했기 때문이지요. 결국 양정모 선수는 1980년 13년간의 선수 생활을 끝내고 은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