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이야기] 360도로 생생하게… 미국 LA 식물원을 우리집에서 즐기죠

입력 : 2020.03.13 03:05

가상현실(VR) 식물원

스마트폰에서 사진을 이리저리 움직여가며 집 안 구석구석을 구경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본 적 있나요? 이런 앱은 바로 가상현실(VR·버추얼 리얼리티)을 이용한 것입니다. 가상현실은 실제와 유사하게 보이거나 느껴지지만, 실제가 아닌 특정한 공간을 의미합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앱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특별한 도구 없이도 가상현실을 즐길 수 있게 되었지요.

가상현실은 식물학을 연구하거나 식물에 관한 지식을 전시하고 사람들과 나누는 공간인 식물원에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따뜻한 봄바람에 나들이를 나서고 싶지만 아직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걱정이 앞서는 요즘, 야외 활동을 대신해 이번엔 집 안에서 스마트폰이나 웹 브라우저를 통해 '가상 식물원'에 방문해 보세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질커 식물원의 홈페이지. 식물원 내부 허브 정원의 모습을 가상현실(VR)을 이용해 마치 실제로 방문한 것처럼 둘러볼 수 있습니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질커 식물원의 홈페이지. 식물원 내부 허브 정원의 모습을 가상현실(VR)을 이용해 마치 실제로 방문한 것처럼 둘러볼 수 있습니다. /질커 식물원 홈페이지 캡처
먼저 스마트폰 앱을 내려받아 외국의 유명한 식물원을 가상으로 방문할 수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랜초 샌타애나 식물원'은 넓이가 약 35만㎡에 이르며, 7만여 종의 캘리포니아 토착 식물종이 서식하는 곳이데요. 랜초 샌타애나 식물원 앱은 식물표본실이나 종자은행, 미국 내 희귀종인 토리소나무 서식지를 VR 이미지로 제공해요. 특히 토리소나무 서식지를 이미지에서 화면을 이리저리 360도 돌려가며 주변 환경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바닥의 고사목부터 해안가의 고운 모래, 주변의 키 작은 나무들이 조성된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질커 식물원'도 온라인을 통해 방문할 수 있어요. 홈페이지에서 가고 싶은 곳을 고르면 고화질 VR 이미지를 보여준답니다. 사막기후인 텍사스 선인장과 다육정원, 9900만년 전 공룡의 흔적을 담은 역사 정원과 같은 지점의 360도 회전 이미지와 함께 아가베 선인장이나 그 지역의 공룡 화석, 이끼종 등의 정보를 읽어 볼 수 있어요.

우리나라의 국립수목원도 방문해 보세요. 국립수목원가이드 앱을 이용하면 손쉽게 수목원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답니다. '괴불나무'와 같이 수목원에서 자라는 식물 종의 이름을 검색하면 잔잔한 음악과 함께 괴불나무와 관련된 정보를 들을 수 있고요, 수목원 안내 지도 위에 중요 지점을 클릭하면 작약원, 작은 나무들의 언덕, 수생식물원과 같은 각 지점의 정보와 관련 식물의 사진도 볼 수 있답니다.

거실에 앉아서 식물원을 VR로 만나볼 수 있게 해주는 기술도 신기하지만, 실제 식물원 내부에서는 자동 온·습도 조절장치를 적용하고, 사람들이 보내는 식물 이미지를 식물원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와 비교해 식물 종을 분류해주는 등 다양한 최신 기술이 적용되고 있답니다. 물론 실제로 식물원에 가서 보는 것만큼 신이 나진 않지만, 기술을 통해 생생한 식물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지 않나요?



최새미 식물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