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아프리카 감비아의 여인 아이사투, 비닐봉지로 오염된 마을을 구하다
- ▲ /길벗어린이
비닐봉지 하나가
미란다 폴 글|엘리자베스 주논 그림
엄혜숙 옮김|40쪽|길벗어린이|1만1000원
집 앞 가게에서 과자 하나를 사더라도 꼭 따라오는 게 비닐봉지예요. 가볍고, 적당히 질기고, 어디서나 공짜로 구할 수 있고 방수도 되는 비닐봉지는 우리 생활의 필수품이 된 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보지 않는 곳에서 비닐봉지는 지구의 골칫거리가 되어버렸어요.
특히 쓰레기 처리 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은 서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감비아에서는 큰 문제가 되었다고 해요. 자연 분해도 안 되는 비닐봉지는 지저분하게 날리다가 한데 쌓여서 냄새를 피우고 벌레가 꾀었어요. 마을 사람들이 키우는 염소가 비닐봉지를 먹고 죽기도 하고요. 사람들은 염소를 묶어 키우고, 길을 다닐 때는 코를 막았어요.
이 책은 심각한 비닐봉지 문제를 해결하고 마을을 다시 아름답게 되살려낸 여인 아이사투 씨쎄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비닐봉지를 전면 금지할 권력도 없고, 대체품을 개발할 능력도 없는 평범한 사람인 아이사투는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까요? 시간이 오래 걸렸고 친구들의 협력도 필요했지만, 아이사투는 이 애물단지를 우리에게 요긴한 물건으로 탈바꿈시켰어요. 비닐봉지를 깨끗이 씻고 말리고 잘라서 코바늘로 뜬 지갑을 만들어 팔았답니다. 이 작고 느린 활동이 마을을 변화시키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하지만 변화는 확실하게 일어났지요.
1972년 감비아의 '나우' 지역에서 태어나 자신의 마을을 바꾼 아이사투 이야기를 듣고 감명을 받은 작가는 아이사투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이 책을 썼어요. 아이사투와 친구들 덕분에 나우는 깨끗하고 건강한 마을로 되살아났다고 합니다. 비닐 지갑을 팔아서 생긴 수익으로 공공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무료로 읽기 쓰기를 가르치고, 위생과 환경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지요. 가까운 동네 사람들은 재활용 기술을 배우러 나우로 온다고 해요. 자신의 마을을 바꾸기 위해서요. 아이사투의 이야기는 평범한 사람도 열정과 노력을 통해 얼마든지 세상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