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어떤 바이러스인지, 어디서 옮았는지 탐정처럼 전염병을 추적하는 사람들

입력 : 2020.03.06 03:07
탐정이 된 과학자들

탐정이 된 과학자들

마릴리 피터스 글|지여울 옮김|다른|216쪽|1만2000원

최근 전 세계를 덮친 우한 코로나 때문에 다들 큰 걱정을 하고 있어요. TV에서도 이 전염병에 대해 매일 보도하고 있어요. 그런데 뉴스를 보면 평소에 들을 수 없었던 용어가 많이 나옵니다. 예컨대 '역학조사'라는 단어가 그렇죠. '역학'이란 전염병을 연구하는 의학의 한 분야입니다. 전염병이 어떤 병원체 때문에 발생했는지, 그리고 누구로부터 전염되었는지 등을 알아내는 것을 역학조사라고 해요. 쉽게 말해, 전염병을 탐정처럼 수사하는 거예요.

전염병의 원인을 밝혀내어 치료법의 단서를 찾는 아주 중요한 일이죠. 역학조사를 통해 누가 누구로부터 옮았는지를 계속 거슬러 올라가며 조사해보면 '최초 감염자'를 밝힐 수 있겠지요? 만약 그 사람을 찾아낸다면 그를 '페이션트 제로(Patient Zero)'라고 불러요. 번역하면 '0번 환자'라고 할 수 있네요. 전염병학에서 사용하는 의학 용어입니다.

전염병이 돌면 의사들은 마치 탐정처럼 ‘최초 감염자’를 찾아 나섭니다.
전염병이 돌면 의사들은 마치 탐정처럼 ‘최초 감염자’를 찾아 나섭니다. /게티이미지뱅크

'탐정이 된 과학자들'은 '전염병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청소년 과학 도서입니다. 전염병학자가 최초 감염자인 '페이션트 제로'를 추적하고, 그로부터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전염병의 발생 원인과 전염 경로, 그리고 대처법까지 찾아내는 전 과정을 담고 있어요. 감염 위험은 물론이고, 세상의 조롱까지 받아야 할 때도 있었지만, 기어코 전염병의 비밀을 파헤쳐 갔던 전염병학자들의 이야기는 마치 추리소설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책에 실려 있는 이야기는 모두 실제 있었던 일들이라고 해요.

책 속 전염병학자들은 전염병의 정체를 밝힐 단서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갔습니다. 통나무배, 개썰매, 낙타, 심지어 코끼리까지 타고 전염병의 원인을 찾아갔는데요,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전염병을 추적해간 학자들의 노력은 정말 아름답고 감동적입니다.


김성신 출판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