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이야기] 2022년 나올 멕시코 새 지폐 모델… 다리·척수 상해도 재생되죠

입력 : 2020.03.06 03:05

멕시코도롱뇽

지난달 26일 멕시코 중앙은행은 2022년에 새로 나올 50페소(약 3100원) 지폐 모델로 멕시코도롱뇽을 선정했다고 밝혔어요. 멕시코도롱뇽은 멕시코시티의 소치밀코 호수와 그 주변에서만 확인되는 멕시코 고유종이지만, 현재는 개체 수가 급감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위급종으로 지정돼 있어요. 멕시코도롱뇽의 영어 이름은 '아홀로틀(Axolotl)'이고 '우파루파'라는 별명도 있어요. 우파루파는 1985년 일본 컵라면 '야키소바 UFO'라는 제품의 광고에 사용된 멕시코도롱뇽의 캐릭터 이름이랍니다. 마치 웃고 있는 듯한 귀여운 외모가 특징입니다.

멕시코도롱뇽의 크기는 평균적으로 23㎝ 정도이고 30㎝를 넘는 개체는 드물어요. 머리에는 세 쌍의 외부 아가미가 있고, 여기에는 가느다란 가지가 나 있어요. 도롱뇽을 비롯한 양서류는 폐와 아가미를 이용해 호흡하는데, 이 가지는 아가미로 호흡할 때 표면적을 넓혀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을 돕는 역할을 해요. 또 네 개의 짧은 다리를 갖고 있고, 발가락 끝은 뾰족합니다. 멕시코도롱뇽은 일반적인 도롱뇽처럼 올챙이에서 성체로 변태하지 않고 어릴 때의 꼬리와 다리, 세 쌍의 아가미를 그대로 유지하며 성숙하는 희한한 동물이에요.
귀여운 외모로 알려진 멕시코도롱뇽은 멕시코에만 사는 고유종입니다. 올챙이에서 변태를 거쳐 성체가 되는 다른 도롱뇽과 달리, 어릴 때의 모습을 유지하며 성숙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귀여운 외모로 알려진 멕시코도롱뇽은 멕시코에만 사는 고유종입니다. 올챙이에서 변태를 거쳐 성체가 되는 다른 도롱뇽과 달리, 어릴 때의 모습을 유지하며 성숙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야생 개체는 올리브색 바탕에 갈색과 황금색 반점이 있지만, 돌연변이에 의해 다양한 색깔을 가진 개체들이 나타나고 있어요. 녹색 바탕에 검은색 반점을 가진 마블(marble), 흰색에 검은 눈을 가진 루시스틱(leucistic), 눈을 포함하여 온몸이 흰색인 알비노(albinism), 알비노 중에서 몸이 황금색이고 꼬리와 몸에 반짝이는 금속성 색깔을 띤 골든(golden), 전체적으로 검은색을 가진 블랙(black) 등이 있어요.

멕시코도롱뇽은 평소에 바위 또는 나무 그늘에 숨어 있다가 작은 물고기, 곤충, 실지렁이, 갑각류 등을 잡아먹어요. 냄새로 먹이의 위치를 파악하고 입으로 물과 함께 흡입해요. 치아가 없어서 먹이는 곧바로 위 속으로 빨려 들어가요. 멕시코도롱뇽은 꼬리·다리가 절단되거나 척수에 손상을 입어도 재생되며, 다른 개체의 장기를 이식해도 거부반응이 없어요. 그래서 재생의학이나 진화 연구의 실험 재료로 이용되고 있어요.

멕시코도롱뇽은 생후 18~24개월이 되면 번식을 시작해요. 번식기는 11월에서 이듬해 1월 사이에요. 암컷은 1회에 200~1000개의 알을 낳고, 수컷이 정자로 수정시켜요. 어린 새끼는 1주일에 1~2㎝씩 자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고, 평균수명은 10~15년이래요.

멕시코도롱뇽은 서식지가 줄어들고 수질 오염, 틸라피아, 퍼치와 같은 외래 물고기의 침입으로 머지않아 야생에서 멸종할 것이라고 해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현지인들과 협력해 전통적인 농업 방식을 지키는 방법 등으로 멸종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김창회 박사·전 국립생태원 생태조사연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