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오늘의 숫자] 40

입력 : 2020.03.03 03:00
최근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관련해 다양한 격리 조치가 이뤄지고 있어요. '전염병 예방을 위한 격리'나 '검역'을 뜻하는 영어 단어는 'quarantine'인데, 이탈리아어로 '40일간'을 뜻하는 'quarantina'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14세기 유럽에서 흑사병이 창궐하자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항구를 닫았습니다. 정박하려는 배는 선상에서 검역 당국의 검사 후 허가를 받아야만 입항할 수 있었어요. 그러지 못하면 40일간 항구 밖에서 격리돼 있어야 했습니다. '격리'라는 영어 단어가 '40'이라는 숫자에서 유래한 까닭이죠.

40은 기독교에서 속죄나 정화와 관련이 깊은 숫자입니다. 노아 대홍수 때 40일간 밤낮으로 비가 쏟아져 세상을 청소했다고 합니다. 모세는 40일간 몸과 마음을 정화한 후 십계명을 받았어요. 예수도 광야에서 40일간 단식했고, 부활 후 세상에 40일간 머무르고 승천했다고 성서에 나와 있죠. 최근 유럽 국가 중 이탈리아에서 우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다시 한 번 '전염병 예방을 위한 격리'의 유래가 조명받고 있습니다.


양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