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김유겸의 스포츠로 세상 읽기] 선수들 기량에도 영향… 관중 있을 때 성과 5~20% 더 높죠
입력 : 2020.03.03 03:00
무관중 경기
최근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나 집회가 모두 취소되고 있어요. 수백 명 이상 모이는 스포츠 경기도 예외가 될 순 없겠죠. 그렇다고 경기를 한없이 연기하긴 어려우니 최근 무관중 경기가 늘고 있어요. 관중 없이 경기를 치르되, 방송중계를 통해 경기 상황을 전달하죠. 지난달 21일 여자프로농구연맹(WKBL)이 프로스포츠 중 가장 먼저 무관중 경기를 결정했고, 23일엔 한국배구연맹(KOVO)의 V리그가 뒤를 이었어요. 25일엔 프로농구연맹(KBL)도 무관중 경기 대열에 합류했다가 4일 뒤 아예 정규리그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죠.
무관중 경기는 기술 발전과 미래 사회에 대한 흥미로운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미래엔 가상현실 기술 등의 발달로 직관 경험을 집에서도 완벽하게 재현하는 이른바 '집관(집에서 관람)'이 가능하니, 굳이 경기장에 갈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요. 이러한 변화엔 장점이 많습니다. 경기장에 가기 위해 교통체증에 시달리거나 한참을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죠.
무관중 경기는 기술 발전과 미래 사회에 대한 흥미로운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미래엔 가상현실 기술 등의 발달로 직관 경험을 집에서도 완벽하게 재현하는 이른바 '집관(집에서 관람)'이 가능하니, 굳이 경기장에 갈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요. 이러한 변화엔 장점이 많습니다. 경기장에 가기 위해 교통체증에 시달리거나 한참을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죠.
- ▲ 지난달 28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울산 현대모비스의 경기. 우한 코로나 사태의 여파로 무관중 경기로 치러져 관중석이 텅 비어 있습니다. /송정헌 스포츠조선 기자
또 관중의 존재는 선수의 기량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칩니다. 지난 2018년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은 '관중효과(audience effect)'와 관련된 흥미로운 연구를 했어요. 관중효과란 어떤 일을 하는 동안 다른 사람이 지켜보면 더 잘하게 되는 심리 효과를 의미합니다. 20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게임기를 주고 지켜보는 사람이 있을 때와 없을 때 게임을 하게 한 결과, 18명(90%)이 관중이 있을 때 5~20%쯤 성과가 더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어요. 지난 2002년 영국 뉴캐슬대 연구팀은 축구 선수들이 홈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를 때 승률이 다른 경기장에서 치를 때보다 높은 이유를 과학적으로 밝혀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관중 수와 열렬한 응원에 따라 선수들의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40~70% 늘어난다고 합니다.
관중 없는 경기장을 보면서 뭔가 허전하고, 선수들도 힘이 나지 않는 것도 무관중 경기엔 모여서 함께 응원하고 감정을 나누는 순간이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 빨리 우한 코로나 사태가 해결돼 스포츠 본연의 매력을 되찾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