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50년 전, 인류가 달에 첫발 디딘 날… 발사부터 귀환까지 생생한 이야기

입력 : 2020.03.03 03:00
'타다, 아폴로 11호'
타다, 아폴로 11호|브라이언 플로카 글·그림|이강환 옮김|56쪽|너머학교|1만5500원

광활한 우주를 실감 나게 스크린에 재현하는 기술이 발달해서 우리는 영화관에 앉아 우주를 체험할 수 있게 되었어요. 화성에서 모래 폭풍을 맞기도 하고, 우주 쓰레기를 피하며 막막하게 떠다니기도 하면서요. 그리고 아마도 멀지 않은 때에 민간인이 직접 우주를 여행하는 날도 올 거라고 예상되고 있어요. 그만큼 우주는 우리에게 친숙한 장소가 되었죠.

50년 전에도 그랬을까요? 1969년 7월 16일은 아마 전 세계 사람들이 우주를 가장 실감 나게 느낀 날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커다란 스크린도, 실감 나는 음향 효과도 없었어요. 6억명의 사람들은 작은 흑백 TV 앞에 앉아서 오직 소리로 인류가 처음 달에 착륙하는 순간을 함께했답니다. 암스트롱이 마치 방금 차를 주차한 사람처럼 차분하게 "휴스턴, 여기는 고요의 바다. 이글은 착륙했다"라고 말하는 그 순간을요. 생각만 해도 흥분되지 않나요?

이 책은 인류 역사 최초로 달에 착륙했던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선 아폴로 11호의 발사부터 지구 귀환까지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륙 준비, 우주선 구조, 우주선 안에서 우주인들이 생활하는 모습, 달에서 본 지구의 풍경 등이 차례차례 펼쳐집니다. 달의 먼지에서 나는 눅눅한 재 냄새, 처음 달을 밟고 지구를 올려다본 사람의 미소, 돌아오는 우주선이 대기권과 충돌하며 발생한 충격과 뜨거움까지 함께 겪는 것 같아요. 아폴로 11호 조종사였던 마이클 콜린스도 "이 책을 읽으니 내가 다시 우주에 가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지요.

'타다, 아폴로 11호'
/너머학교
이 책은 지난해 인류가 달에 처음 발을 디딘 지 50주년이 된 것을 기념하는 특별판이에요. 이날 이후 인류는 활발하게 우주로 진출했지요. 그렇지만 아무리 우주를 잘 알게 되어도 첫걸음의 감격은 잊히지 않을 겁니다. 처음이라는 건 늘 생생하고 새로우니까요.


박사 북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