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요즘은 왜 이렇게 버릴 게 많지? 당신이 알지 못했던 쓰레기 이야기

입력 : 2020.02.21 03:07
쓰레기는 쓰레기가 아니다

쓰레기는 쓰레기가 아니다

게르다 라이트 글·그림|서지희 옮김
위즈덤하우스|96쪽|1만4000원

쓰레기는 골칫덩어리입니다. 저절로 사라지지 않으니 모아서 한꺼번에 버려야 하고, 그렇게 버린 쓰레기 때문에 다른 생명이 고통받는 모습을 보면 죄책감도 생기지요. 하지만 쓰레기를 안 만들려면 번거로운 노력이 필요해요. 무거운 텀블러를 들고 다녀야 하고, 갖고 있는 걸 알뜰하게 쓰다 보면 맘에 드는 새 물건을 살 수도 없기도 해요.

그런데 쓰레기라는 건 생각보다 쓰임새가 많답니다. 쓰레기를 잘 들여다보면 재활용해서 쓸 수 있는 것, 없애야 할 것, 독성이 있어 처리가 곤란한 것 등으로 나뉘어요. 어느 동네에서는 쓰레기인데 다른 동네에서는 귀한 물건으로 환영받기도 하고요. 옛 조상이 버린 쓰레기가 현대에 와서 귀중한 역사적 자료가 되기도 하지요.

이 책은 우리가 내버리고 다시 돌아보지 않았던 쓰레기의 일대기를 보여줍니다. 쓰레기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예전과 지금의 쓰레기는 어떻게 다른지, 왜 쓰레기가 그토록 많이 생기는지 생생한 그림으로 실감 나게 설명하고 있어요. 좋은 물건을 오래 쓰던 옛날과 달리 새 물건을 자꾸자꾸 사게 하기 위해서 물건을 부실하게 만드는 생산자와 판매자에게도 쓰레기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해요. 처리하기 어려운 쓰레기를 몰래 버리는 사람 때문에 지구가 병들기도 합니다. 이런 쓰레기 때문에 고통받는 건 자연뿐만이 아닙니다. 그 속에 사는 사람도 결국 병들거나 죽어가지요.

쓰레기는 쓰레기가 아니다 일러스트
/위즈덤하우스

이런 상황을 바꿀 수 있을까요? 쓰레기의 생산과 처리 과정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도 보인답니다. 재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꼼꼼히 골라 사고, 불필요한 포장재가 없나 살펴보고, 고쳐 쓰고 오래 쓰고 쓸 만한 것은 나누고 바꾸고 기부하는 것입니다. 번거롭게 보이지만, 하다 보면 재미를 느낄 수도 있을 거예요. 지금도 지구 곳곳에는 이런 과정을 보물찾기 하듯 즐겁게 실천하는 사람이 많답니다.



박사 북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