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김유겸의 스포츠로 세상 읽기] 흑인이 백인보다 덩크슛 잘한다? 과학적으로 근거 없는 이야기
입력 : 2020.02.18 03:00
팻 코너튼(27)이라는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를 들어본 적 있나요? 아마 열성 농구팬이 아니라면 거의 없을 거예요. 미국에서도 별로 알려진 선수가 아니거든요. 위스콘신주에 연고지를 둔 밀워키 벅스 팀의 후보 선수이고, 경기당 고작 한두 골 넣으면 잘하는 선수입니다.
그런데 이 선수가 이번 NBA 올스타전 최고 화제 인물 중 하나로 떠올랐습니다. 수많은 명장면이 탄생해 '올스타전의 꽃'으로 불리는 덩크 대회 참가자 4명 중 1명으로 뽑혔기 때문입니다. 15일(현지 시각)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덩크 대회 우승은 비록 다른 선수에게 돌아갔지만, 코너튼은 엄청난 점프력으로 화려한 덩크 기술을 선보이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습니다. 고작 덩크 대회에 참가한 것이 뭐 그리 대수인가 싶지만, 이유가 있습니다. 이 선수는 백인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선수가 이번 NBA 올스타전 최고 화제 인물 중 하나로 떠올랐습니다. 수많은 명장면이 탄생해 '올스타전의 꽃'으로 불리는 덩크 대회 참가자 4명 중 1명으로 뽑혔기 때문입니다. 15일(현지 시각)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덩크 대회 우승은 비록 다른 선수에게 돌아갔지만, 코너튼은 엄청난 점프력으로 화려한 덩크 기술을 선보이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습니다. 고작 덩크 대회에 참가한 것이 뭐 그리 대수인가 싶지만, 이유가 있습니다. 이 선수는 백인이기 때문입니다.
- ▲ 15일 미국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미 프로농구(NBA) 올스타 덩크 대회에서 팻 코너튼 선수가 덩크슛을 넣고 있는 모습. 흔히 백인 농구 선수는 흑인 선수에 비해 점프력이 낮다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과학적 근거가 거의 없는 이야기입니다. /AP 연합뉴스
그렇다면 정말 백인은 흑인보다 점프력이 낮을까요? 과학적으로는 근거가 거의 없는 이야기입니다. 우선 백인과 흑인이 운동 능력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낳을 정도로 서로 다른 유전적 특성을 지닌다는 증거가 없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유전적 차이는 흑인과 백인보다 백인들끼리 차이가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와 있어요. 또 점프력이나 운동 능력은 타고난 생물학적 특성만이 아니라 사회·경제·자연환경 등 다양한 변수에서도 영향을 받습니다.
그렇다면 왜 덩크 대회 등에서 뛰어난 흑인 선수들이 더 자주 눈에 띄는 걸까요? 이는 NBA 선수 중에서 흑인 비율이 단연 높기 때문입니다. 2018년 조사에 따르면 NBA 선수 중 흑인 비율은 74.4%에 달합니다. 반면 백인 선수는 20%에도 채 미치지 못해요. 흑인 선수층이 다른 인종에 비해 두꺼우니, 뛰어난 선수도 그만큼 많은 것이지요.
흑인 선수의 기량이 선천적으로 뛰어나다고 여기는 스포츠계의 고정관념은 단순히 칭찬으로 넘길 일이 아닙니다. 흑인은 진화가 덜 돼서 신체 능력이 뛰어나고, 백인은 대신 지능이 높다는 매우 악의적인 의도가 숨어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여전히 백인이 덩크 대회에 나온 것이 신기한가요? 피부색보다는 선수들이 지닌 저마다의 개성과 장점에 관심을 기울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