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음식] 늦가을·겨울에 지중해 연안서 생산… 초록빛은 풋풋, 황금빛은 고소한 맛

입력 : 2020.02.05 03:00

올리브오일

올리브오일〈사진〉은 주로 서양에서 쓰였지만, 이제는 국내에서도 즐겨 먹는 식용유입니다. 한국인의 식생활이 차츰 서구화되면서 샐러드·파스타 등에 활용하는 등 쓰임새도 많아졌죠. 몸에 좋은 단일불포화지방산이 많고, 성인병의 주범이라는 콜레스테롤 함량이 0%라 건강에 좋은 기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리브오일은 신선할수록 좋습니다. 공기와 접촉해 산화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맛과 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영양 성분이 파괴되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올리브오일은 짜낸 뒤 9개월이 지나면 신선함을 잃기 시작해 2년이 되면 완전히 산화된다"고 합니다. 가능한 한 생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올리브오일을 구입해 빨리 먹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올리브오일
/게티이미지뱅크
갓 짜낸 '햇올리브오일'은 겨울인 요즘 나옵니다. 올리브오일의 원산지이자 주요 산지인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터키, 모로코 등 지중해 연안 지역에서는 늦가을부터 겨울 동안 올리브오일을 생산합니다. 대형 농장에서는 올리브 나무 주변에 망을 두르고 기계로 나무를 흔들어 올리브 열매를 모읍니다. 기계를 사용하기 어려운 가파른 산악 지역에서는 여전히 손으로 수확합니다.

수확한 올리브 열매 과육을 다지고 으깨서 페이스트(반죽) 형태로 만든 다음 쥐어짜면 기름이 흘러나옵니다. 기름을 짜낼 때 온도를 높이면 생산량은 늘어나지만 맛·향 등 올리브오일의 품질은 떨어집니다. 그래서 최고급 올리브오일의 경우 대개 섭씨 27도 이하에서 기름을 짜냅니다.

올리브 열매에서 짜낸 과즙(果汁)을 그대로 식용유로 만들지는 못합니다. 탁한 과즙에서 물과 섬유질 등 불순물은 제거하고 순수한 기름만 걸러내는 정제 과정을 거쳐야 우리가 아는 투명한 올리브오일이 됩니다.

올리브 열매는 가을에 처음 열렸을 때는 연두색을 띠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차츰 색이 짙어져 늦겨울에는 검정에 가까운 진한 갈색으로 변합니다. 같은 올리브 열매라도 짜는 시기에 따라 초록빛또는 황금빛 올리브오일이 됩니다. 초록빛에 가까울수록 풋풋하면서 아린 맛이고, 황금빛일수록 아몬드를 연상케 하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납니다. 영양 면에서 효능은 별 차이 없습니다.


김성윤 음식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