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디자인·건축이야기] 파리에서 열리는 인테리어 대표 박람회… 코엑스 4배 규모

입력 : 2020.01.29 03:05

메종 앤드 오브제(Maison & Objet)

매혹적인 낭만의 도시 프랑스 파리는 매년 1월과 9월 전 세계 라이프 스타일 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습니다. 인테리어 분야 대표 박람회 '메종 앤드 오브제(Maison & Objet)'가 열리기 때문이죠. 1995년 파리에서 열린 실내 디자인과 생활용품 디자인 관련 8개 전시를 통합하면서 시작된 '메종 앤드 오브제'는 현재 업체 3000여 개, 관람객 8만여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박람회가 됐습니다.

지난 17~21일 열린 이번 행사는 규모부터 범상치 않았는데요. 전시장인 노르 빌팽트에서 3000여 참가 업체 부스가 차지하는 면적만 13만㎡에 달했습니다. 우리나라 대표 전시장인 코엑스의 A·B·C·D홀 총면적(3만6000㎡)의 4배에 가까운 것입니다. 관람객들은 드넓은 전시장을 돌면서 각 부스에서 나눠주는 자료를 챙기느라 온종일 캐리어를 끌고 다니죠.
올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인테리어 디자이너 박람회 메종 앤드 오브제에 전시된 가구와 소품들(①~③). ④는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된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
올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인테리어 디자이너 박람회 메종 앤드 오브제에 전시된 가구와 소품들(①~③). ④는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된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 /메종&오브제
메종 앤드 오브제는 라이프 스타일 영역에 관한 디자인을 폭넓게 다룹니다. 조명, 가구, 실내 장식, 액세서리와 스카프 등 패션 제품에서 각종 주방기구까지 그 종류가 정말 다양합니다. 전시장을 둘러보다 보면 유명 브랜드의 화려한 제품들도 눈길을 끌지만, 디자이너가 장인 정신을 발휘해 만든 공예품은 마치 예술 작품을 볼 때처럼 탄성을 자아냅니다. 사실 메종 앤드 오브제는 공예와 관계가 매우 깊어요. 1868년 출범해 현재 5000여 공예가와 공방을 회원으로 둔 프랑스공예협회가 박람회 주최 기관의 주요 주주거든요. 그래서 대중 취향의 제품으로 도배하는 다른 디자인 행사와 비교하면 독창성, 예술성, 수공예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우리나라 국립무형유산원도 2016년부터 '메종 앤드 오브제'에 참가해 무형문화재 전승 공예품을 홍보하는 전시를 열고 있습니다.

메종 앤드 오브제는 매년 '올해의 디자이너'를 선발해 요즘 디자이너 중 누가 잘나가는지 알려주는 소식통 역할도 맡습니다. 실제 지난 10년간 선발된 사례를 보면 바버 앤드 오스거비, 디모레 스튜디오, 세실리에 만즈 등 스타 디자이너를 놓치지 않고 콕콕 찍었습니다. 올해 주인공은 영국의 산업 디자이너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였습니다. 런던 왕립예술학교를 졸업하고 1994년부터 자신의 스튜디오를 열어 예술성과 실용성을 고루 갖춘 제품을 내놓고 있어요. 그중 일부는 미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 등에 전시돼 있죠. 전통적 가치를 지키면서도 미래 디자인 경향을 선도하는 이 특별한 박람회의 앞날이 기대됩니다.



전종현 디자인·건축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