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남과 비교하는 병' 걸려버린 주인공, 즐거움이 사라져 고민에 빠지는데…

입력 : 2020.01.10 03:00
'나 좀 멋져'
나 좀 멋져|정재경 글·그림|한솔수북|40쪽|1만2000원

이 책의 주인공 조이(Joy)는 이름처럼 정말 멋진 아이예요. '즐거운'이라는 뜻대로 혼자서도 즐겁게 놀 줄 아는 명랑한 아이였으니까요. 책 표지에서도 조이는 거울을 보면서 예쁘게 미소 짓고 있네요. 자신을 좋아한다는 의미죠.

그런데 조이는 어느 날 문득 평소와는 다른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왜 친구보다 키가 작을까?' '내 장난감보다 친구 것이 더 좋아 보여'. 남들과 비교하기 시작하자 자신이 아주 작고 초라하게 느껴졌어요.

이때 시커먼 기쁨도둑이 나타나 조이의 기쁨을 훔쳐가 버립니다. 점차 그림 속 조이는 홀로 흑백으로 변해가지요. 즐거움을 느낄 수 없게 된 조이는 할머니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할머니는 조이가 '비교비교병'에 걸렸다고 알려주셨어요. 그러고는 달콤한 별사탕 하나를 건네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세요. "넌 세상에 딱 하나뿐인 소중한 아이라는 것을 잊지 마!"

그러자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났어요. '비교비교병'이 싹 나은 것이지요. 조이는 이제 친구와 자신을 비교하지 않아요. 내가 잘하는 것은 내가 하고, 내가 못하는 것은 친구가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그러자 조이는 즐거워졌어요. 도둑이 훔쳐갔던 기쁨이 다시 돌아온 거예요.

'나 좀 멋져'
/한솔수북
이 책의 그림은 언뜻 단순해 보이지만, 조이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책의 주제를 쉽고 자연스럽게 담아내는 역할도 하지요. 가령 책 속 '기쁨도둑'의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누군가와 닮아 있는데, 바로 조이 자신이죠. 결국 나를 사랑하지 않고 남들과 비교하며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뜻입니다. 저자는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자존감의 중요성을 이처럼 그림을 통해 자연스레 전달합니다. 흑백으로 변했던 조이가 기쁨을 되찾으며 무지갯빛으로 변해가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이의 변화를 통해, 즐거움이란 자신의 마음에서 스스로 꺼내야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김성신 출판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