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과학 발달했지만 무지·미신은 여전… 과학자처럼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법

입력 : 2019.12.31 03:00
'최훈 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자처럼 생각하기'
최훈 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자처럼 생각하기|최훈 글·이지은 그림|우리학교|128쪽|1만2000원

우리는 눈부신 과학 발전의 혜택을 고스란히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손에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은 우리에게 실시간으로 정보를 전달해줍니다. 궁금한 것을 그 자리에서 검색하면 생생한 동영상으로 제작된 정보가 즉시 눈앞에 펼쳐지죠. 무지와 미신으로 가득 차 있던 시대는 이미 물러가고, 바야흐로 명확한 정보가 지적인 교류를 통해 퍼지는 시대가 왔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정말일까요? 과학은 발전했지만 사람들이 정말 '과학적으로 생각'할까요. 그런 얘기 있잖아요. '고운 말을 들은 물은 얼렸을 때 결정이 아름답고, 욕설을 들은 물의 결정은 보기 흉하다.' 수년 전 책으로도 나온 얘기지만 사실과는 다릅니다. 예쁘다는 건 주관적인 의견일 뿐 과학적 사실이 아니죠. 대표적인 가짜 뉴스입니다.

무지와 미신이 그저 해프닝으로 끝나면 괜찮죠. 새해가 시작될 때 토정비결을 보러 가거나, 인터넷에서 오늘의 운세를 찾아보는 정도는 재미로 할 만합니다. 하지만 예방접종을 제약회사의 음모라며 고집스럽게 반대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이미 절멸시켰다고 생각했던 무서운 전염병이 다시 고개를 치켜들 수 있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미국에서는 거의 사라졌던 홍역이 예방접종 안 하기 운동으로 인해 다시 창궐하기도 했지요. 철학을 전공한 저자는 "늘 과학을 접하고 배우지만 과학자처럼 생각하는 방법은 배우지 못한 탓"이라고 말합니다.

'최훈 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자처럼 생각하기'
/우리학교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익히지 못하면 가짜 뉴스에 휘둘리고 편견에도 쉽게 사로잡혀요. 흑인은 머리가 나쁘다, 곱슬머리인 사람은 고집이 세다, 동남아시아 사람은 게으르다…. 이러한 편견은 결국 약자를 괴롭히는 결과를 낳게 되죠. 저자는 "모든 사람이 과학기술자가 될 필요는 없지만, 과학자처럼 합리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스마트폰을 손에 든 원시인과 별반 차이가 없겠죠. 과학자처럼 생각하기. 함께 사는 사회를 잘 꾸려가기 위해 꼭 필요한 능력입니다.



박사 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