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음식] 독일서 성탄절 기다리며 먹는 전통빵… 상온에 몇달 둬도 굳거나 상하지않죠
입력 : 2019.12.25 03:00
슈톨렌(stollen)
성탄절(25일)은 유럽·미국 등 서구에서 가장 큰 명절입니다. 한국의 설이나 추석처럼 멀리 떨어져 살던 가족도 고향집으로 돌아와 부모·형제·자매가 모두 모여 함께 먹고 마시지요. 성탄절 기간 독일에서는 '슈톨렌(stollen·사진)'이란 전통 빵이 빠지지 않습니다. 일반 식빵처럼 심심한 맛이 아니라 설탕·버터·견과류·말린 과일·향신료 등이 듬뿍 들어가 달콤하고 향긋한 풍미가 특별한 빵입니다.
독일 가정에서는 성탄절을 한 달 앞두고 슈톨렌을 한 덩어리 삽니다. 그러고는 매주 일요일 슈톨렌을 한 조각씩 잘라 먹으며 성탄절을 기다립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두고 먹을 수 있는 비결은 슈톨렌을 만드는 방법에 숨어 있습니다.
독일 가정에서는 성탄절을 한 달 앞두고 슈톨렌을 한 덩어리 삽니다. 그러고는 매주 일요일 슈톨렌을 한 조각씩 잘라 먹으며 성탄절을 기다립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두고 먹을 수 있는 비결은 슈톨렌을 만드는 방법에 숨어 있습니다.
- ▲ /게티이미지뱅크
슈톨렌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도 길고 복잡합니다. 반죽도 하룻밤 발효시켜야 하지만, 반죽에 들어가는 말린 과일은 럼(서인도제도에서 사탕수수를 원료로 만든 증류주)에 한 달 동안 미리 재워뒀다가 사용해야 하지요. 아몬드 가루, 향신료, 버터, 견과류 등 고급 재료도 여럿 들어갑니다. 그래서 슈톨렌은 웬만한 케이크 이상으로 비쌉니다.
먹을 때는 가운데 부분에서 한 조각을 잘라내 먹고, 양쪽을 맞붙여 비닐 랩에 싸뒀다가 한 주가 지나서 다시 한 조각을 잘라 먹습니다. 독일 사람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맛의 변화를 음미하는 게 슈톨렌을 제대로 먹는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성탄절은 한국에서 케이크가 가장 많이 팔리는 기간입니다. 제과업계에선 일 년 케이크 판매량의 30%가 12월 23~25일 사흘 동안 팔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한국에서도 슈톨렌을 먹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조선델리의 김선애 파티시에는 "5년 전쯤부터 유럽에 여행을 다녀오거나 해외에서 생활한 사람이 많아져 찾는 사람이 늘자 슈톨렌을 내는 빵집이 많아졌다"고 했습니다. 케이크를 대신할 새로운 성탄절 음식을 찾는 수요가 커진 것도 이유입니다.